"이전부터 생활 속에서 느낀 것들을 글에 담아내보고 싶은 욕심은 있었어요.


하지만 방송일에 쫓기다 보니 쉽지 않았는데 마침 출판사 쪽에서 하고 싶은 얘기 한번 마음대로 써 보라고 해서 용기를 냈습니다."


최근 에세이집 '서른아홉 러브레터'(미디어윌)를 펴낸 프리랜서 방송인 진양혜씨(39)는 "약간 사적인 내용들이 많아 마흔을 눈 앞에 둔 아줌마의 넋두리 정도로 여기지 않을까 걱정도 했었는데,다행히 주변 분들이 많이 공감해주고 격려도 해줘 힘이 난다"고 말했다.


아나운서 14년차,결혼 13년차,엄마 12년차라는 녹록지 않은 이력이 말해주듯 책속에는 방송인으로,한 사람의 아내로,한 아이의 어머니로 숨가쁘게 살아온 지난 이력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어린 시절 어머니 손을 잡고 영화 '테스'를 함께 보러갔던 기억,KBS에 입사하자마자 동기들 중 처음으로 선배인 손범수씨와 결혼에 골인하기까지의 알콩달콩 러브스토리,초보엄마로 직장생활과 육아를 병행하며 느껴야 했던 어려움 등이 평이하지만 솔직한 문체로 담겨 있다.


지금은 남편을 '잎이 무성한 나무'나 '든든한 바위'에 비유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신혼 초 '정말 열심히 온 힘을 다해 치열하게' 싸웠다는 진씨는 전지전능한 척하는 남자들이 도리어 모자라 보인다는 것을,힘든 일들을 무조건 끌어안기보다는 솔직한 내면을 보여줄 때 더 큰 애정과 사랑이 샘솟는다는 것을,연인을 둔 많은 남자들이 빨리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조언한다.


264쪽,9800원.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