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기업이 큰 기업을 잡아먹는 시대다.


몽골 기마부대의 속도전을 배우자."


조남호 한진중공업그룹 회장은 오는 3월 그룹비전 발표를 앞두고 '혁신'을 입에 달고 다닌다.


"경영환경은 급변하는데 왜 그렇게 느리냐"고 임원들을 혹독하게 채근하고 있다.


조 회장은 그러면서 속도경영을 강조한다.


속도경영이 혁신의 수단이라는 것.지난 연말·연시 훈시에서는 "큰 기업이 작은 기업을 잡아먹는 시대는 갔다.


이젠 작은 기업도 큰 기업을 잡아먹는다"며 "결국은 속도"라고 말했다.


올해 1년 사보 주제를 아예 속도경영에 맞추라고 지시했다.


구두선(口頭禪)이 아니다.


지난해 9월 조 회장은 그룹의 전체 임원들을 직접 대동하고 1주일간 몽골 연수를 다녀왔다.


신속하게 조립과 분해가 가능한 몽골식 텐트(파오)를 치는 기술부터 배웠다.


"말이 달리는 속도로 유럽까지 점령한 옛 몽골 기마부대는 속도경영의 본보기"라는 지론에서다.


올해는 부서장급을 몽골에 연수보내기로 했다.


조 회장의 또 다른 화두는 인재.최근 임원 회의에서 "A급 인재를 못 데려오면 차상의 B급 인재라도 좋다.


B급 인재를 A급 인재로 키워내면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한진중공업그룹이 외환위기 때 중단했던 '청년중역회의'를 다음 달부터 재가동키로 한 배경이다.


청년중역회의는 대리급 이하 가운데 선발된 15명으로 구성된다.


조 회장의 발 걸음이 어느 때보다 빨라진 것은 지난해 10월 한진그룹에서 계열분리된 한진중공업그룹의 성장기반을 이른 시간 내에 다져야 하기 때문.조 회장은 다음 달 중순께 경영이념,사업확대 방향,CI(통합이미지) 등을 담은 그룹의 종합비전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