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은행권에 치열한 영업전이 예고됨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공격적인 출점을 계획하고 있다.


8개 주요 시중은행의 신규 개설 목표 점포 수만도 250여개에 이른다.


우리은행이 100개 점포 개설 목표를 세워놨으며 기업은행 50곳,국민 신한 외환은행 각 30곳,하나은행이 10곳의 점포를 오픈한다는 목표다.


은행 관계자들은 "올해는 영업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것인 만큼 야전지휘소격인 '점포의 혁신'이 주요 이슈로 부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지 리모델링' 한창


단순히 점포 숫자만 늘리는 게 아니다.


구도심에 있던 점포를 폐쇄하고 수익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신규 택지지구 내 출점을 늘리는 '입지 리모델링'도 진행하고 있다.


가장 공격적인 출점을 예고하고 있는 우리은행은 서울 삼선교지점과 논현남지점 등 고객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이면도로에 위치해 있던 점포를 대로변으로 이동시켰다.


개별 점포의 수익성 증대를 위한 노력도 다양하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이(異)업종과의 제휴를 통한 출점 전략이 눈에 띈다.


기업은행은 한국투자금융지주와 제휴를 맺고 오는 3월 중 서울 여의도 한투증권 본점 1층에 점포를 낼 계획이다.


현재 영업 중인 한투증권에 붙어있어 사실상 금융지주회사들이 잇달아 선보이고 있는 복합금융점포와 비슷한 형태로 운영한다는 게 기업은행측 복안이다.


점포의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스타벅스 등 커피전문점과 제휴,은행점포를 휴게공간으로 변신시키는 노력도 확산되고 있다.


2∼3층에 위치해 커피점이 들어서기 어려운 점포에는 갤러리 등을 설치해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은행도 있다.



◆부작용은 없나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팀장은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점포의 경우 유명 커피브랜드를 입점시키면 수익성 개선은 물론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은행 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점포 확보에 드는 비용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늘어나는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서울 강남 최고의 '블루칩'아파트로 떠오른 도곡동 렉슬아파트 주변 상가 1층 점포의 경우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110억원부터 입찰을 시작했는데,낙찰가는 130억원으로 결정됐다.


3개 은행이 입찰에 참여한 가운데 과도한 가격에 부담을 느낀 2개 은행은 입찰을 포기했다.


문제는 이 점포 매입에 실패한 시중은행 가운데 한 곳이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는 같은 건물 4층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출점하게 됐다는 것."은행이 2∼3층도 아닌 4층에 입점한다는 것은 순수한 영업 목적 외에 경쟁 은행의 독주를 견제하겠다는 의도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는 게 금융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한 시중은행이 최근 복합금융점포를 서울 잠실에 내면서 임차 비용으로만 200억원대의 거금을 투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점포를 직접 매입하는 경우 고정자산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랜드마크 지역이라는 이유 하나로 200억원대의 임차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지나친 출혈"이라고 설명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