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플라자] 삶의 질 높이는 인사관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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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택 <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
최근 기업의 인사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노동시장의 양극화''인력구조의 고령화와 다양화''일과 삶의 균형 추구 성향 강화' 등이 급속히 진전되고 있다.
더욱이 복수노조시대로의 진입을 1년 앞두고 올해 우리 기업들은 상당한 갈등과 혼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내부적으로는 경기회복에 따라 근로자들의 임금인상과 고용안정에 대한 요구가 거세질 것이며,외부적으로는 비정규직 문제,노사관계 로드맵을 둘러싼 전국단위 총파업 확산 등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노사가 지혜를 모아 산적한 인사 현안들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한국기업의 지속적 성장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올해 기업들이 풀어야 할 인사부문의 주요 현안은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고용안정과 성과주의를 조화시키는 혼합형 인사모델의 모색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 근로자들의 헌신을 유도하면서 성과 창출을 위한 동기부여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일본 도요타의 장기육성형 성과주의와 캐논의 실력종신고용은 우리 기업들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도요타는 장기고용의 원칙하에 젊은 사원을 35세 전후까지 프로 도요타맨으로 육성한다.
이렇게 육성된 프로인재들을 대상으로 연령과 관계없이 우수한 사원을 발탁하는 철저한 성과주의 인사를 실시한다.
캐논도 직원들의 60세 정년을 보장하되,성과에 따라 승진과 보상을 결정하는 실력종신고용이라는 모델을 구축했다.
둘째,적극적으로 중고령자 활용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1990년 32.6세이던 우리 근로자의 평균연령이 2004년에는 37.5세로 높아져 이제 중년인 40세를 바라보고 있다.
기업내 인력구조의 중고령화는 피할 수 없는 추세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연공서열식 인사체계에서 탈피해 연령과 상관없이 중고령자가 의욕을 가지고 숙련된 경험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중고령자의 고용안정을 제고하고 동시에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임금피크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중고령자를 활용할 수 있는 적합한 직무개발과 재설계 및 전문계약직 등 다양한 고용형태가 모색돼야 한다.
셋째,인력의 다양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기업내에 여성과 장애인, 외국인 근로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업들은 이처럼 다양해지는 인력구성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연계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들이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근로환경을 개선하고 공정한 처우 및 특화된 직무를 꾸준히 개발해야 한다.
이들의 고용에 대한 부담은 기업과 정부가 적절히 분담해야 한다.
특히 중소기업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기업규모별로 취약ㆍ소외계층의 고용에 대해 정부의 세제혜택과 비용지원이 강화돼야 한다.
넷째,근로자의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요구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선진기업들은 우수인재들이 정서적으로 회사에 애착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일과 삶의 균형(Work-Life Balance) 프로그램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IBM과 인텔 등은 직원들의 근로의욕 제고와 우수인재 유치를 위해 유연근무제,가족휴가제,육아지원제,건강관리 프로그램 등과 같은 가족친화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기업들도 이러한 가족친화적인 워크-라이프 밸런스 프로그램의 도입을 적극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기업들이 이러한 인사 현안을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효율과 안정의 조화를 추구하는 새로운 인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노동계는 명분보다는 대화와 타협을 통한 실리적 노사관계를 추구해야 하며,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현안문제를 풀기 위해 법ㆍ제도와 인프라를 합리적으로 정비하고 노사가 자율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각종 세제지원 및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