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이어 다음 달 인도와 자유무역협정의 일종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협상을 시작함으로써 한국은 거대 시장을 효율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미국 인도 등 전략적으로 중요한 국가와 동시에 FTA협상에 돌입함으로써 자유무역 가치를 중시하는 국가 이미지를 세계 속에 확산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된다. 인도는 인구 10억5000만명으로 세계 2위,국내총생산(GDP)은 6918억달러(691조8000억원)로 세계 10위인 거대 시장이다. 특히 국내 물가를 감안한 구매력 기준 GDP는 3조4000억달러로 세계 4위이며 최근 3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7.5%에 달한다. 골드만삭스가 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국가 중 성장잠재력이 크다며 2032년께 일본 GDP 규모를 능가할 것으로 전망할 정도다. 특히 한국과는 상호보완적인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어 이상적인 파트너로 꼽힌다. 한국은 전자 기계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제품을,인도는 섬유 석유제품 광물 농산물 등을 주로 수출하는 것.FTA 체결시 교역증진의 효과가 매우 높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한국인이 먹는 쌀과 인도산 쌀의 품종이 달라 농업부문에서의 마찰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이 2004년부터 인도와 FTA협상을 서둘러 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인도는 현재 태국 싱가포르와 FTA를 맺었으며 아세안(ASEAN)과는 협상을 진행 중이다. 또 중국과는 지난해 4월,일본과는 지난해 7월 FTA체결을 위한 공동연구에 들어간 상태다. 동북아 3국 중에선 우리나라가 가장 먼저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중국과 인도의 경제 협력이 강화될수록 우리나라가 기회를 잃게 된다"며 "인도와 중국 간 FTA 체결 전에 한·인도 FTA를 성사시켜 인도를 선점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한·인도 FTA로 관세가 철폐될 경우 양국 간 교역규모는 수출은 28억달러,수입 5억달러 등 33억달러(60%) 증가하고 GDP는 1조3000억원,고용증대효과는 4만76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2004년 기준)했다. 특히 2004년 55억달러였던 교역량은 2008년 100억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인도는 평균 관세율이 한국보다 훨씬 높은 고관세 국가여서 FTA의 효과가 클 수밖에 없다. 현재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은 인도에서 30∼105%의 높은 관세율을 적용받고 있다. FTA를 체결하면 자동차 등 수송장비(11억달러),섬유·의류(4억달러),기계(3억5000만달러),화학공업(3억달러),금속(2억6000만달러) 등의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인도 CEPA 협상은 3월 초 시작된다. 양국은 2개월 간격으로 교대로 서울과 뉴델리에서 협상을 열어 아무리 늦어도 2007년 말까지는 정부 간 절차를 마칠 계획이다. 협상은 양국의 산업구조가 상호보완적인 만큼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돼 1년 안에 타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