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혁신 리더를 키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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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욱 < 삼성SDI 사장 >
미래의 성장동력으로서 중소기업 특히 혁신형 중소기업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가 중요한 국정과제가 된지 오래지만 시원한 해답이 보이지 않는다.
부품소재산업에 대한 중요성이 해마다 강조되고 많은 정책이 발표되지만 지지부진한 것도 결국 혁신형 중소기업 문제가 제대로 돌파구를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2008년까지 혁신형 중소기업 3만개 만들기'로 보도된 올해의 정책도 결국 기술보증기금의 확대와 각종 펀드투자를 중심으로 창업자금지원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대기업과의 상생협력을 강조한 것도 예년과 큰 차이가 없다.
정부는 '기술혁신형' 기업과 함께 '경영혁신형' 기업이란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려 하고 있으나,경영혁신의 사각지대로 남아있던 중소기업들의 혁신체질을 변화시켜 성공시키기에는 3년이란 기간이 너무나 짧다.
혁신역량을 갖춘 대기업들도 3년내에 가시적인 변화를 이루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지난날의 대증요법적인 대책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원점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기업창업과 성공의 주체는 사람,즉 기업가이다.
기업가정신과 역량을 갖춘 기업가를 육성하는 교육시스템을 확충해야 한다.
"기업은 사장의 그릇크기 이상 크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수많은 창업기업들이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대기업으로 크지 못하는 것은 그만한 역량을 가진 기업가들을 길러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시스템뿐 아니라 자유시장경제가 올바로 작동하지 못하면 기업가가 올바로 육성되지 못한다.
선진교육시스템이나 자유시장경제체제를 정착시키려면 긴 시간이 필요하지만 '시급하지 않으나 매우 중요한' 일이므로 백년대계로 추진해야 한다.
그러나 선진시민정신과 자유시장경제교육,기업가 양성교육을 확대하는 것은 바로 시작할 수 있다.
우선 '60,70년대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탈바꿈하기 위해 추진했던 가나안 농군학교를 통한 변화 리더 양성의 지혜를 되살려야 한다.
오늘날은 산업사회에서 정보♥지식사회로 변화하는 전환기이며,대기업 중심에서 혁신형중소기업 중심으로 변화하고,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와 융♥복합해야 하는 중대한 시기이다.
따라서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끌어갈 리더, 즉 기업가를 양성하고 온 국민에게 선진시민정신과 자유시장경제를 올바로 가르칠 수 있는 교육체계 확립이 시급하다.
특히 혁신형 중소기업을 육성하려면 혁신마인드와 혁신역량을 가진 기업가를 많이 육성해야 한다.
혁신은 톱다운(Top Down)으로 해야 성공하며 기업가가 '변화의 중심에 서야' 올바로 추진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초일류기업 GE는 지난 20여년간 경영혁신방법론과 리더십 역량개발에 주력해 오늘의 성공을 이뤘다.
우리도 이와 같이 한국형 리더십,한국형 경영혁신방법론을 개발 보급할 수 있도록 '한국형경영연구소'를 세워야 한다.
우리의 경제규모는 세계 10위를 바라보고 있는데 아직도 우리의 문화와 체질에 맞는 경영관리기술 하나 개발된 것이 없다.
더구나 컨설팅회사들이 외국에서 도입하는 경영관리기술들은 주로 대기업을 고객으로 하고 있어 영세한 중소기업에는 그림의 떡이라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올바른 시민정신과 자유시장경제의식은 기업가 정신을 가진 젊은 리더들이 무럭무럭 자라는 토양이 된다.
또 우리의 체질에 맞는 경영관리기술을 누구나 손쉽게 배우고 활용할 수 있다면 창업기업의 성공률이 높아지고,변화의 리더십역량을 갖춘 리더들은 혁신형 중소기업을 이끌어 대기업,글로벌기업으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다.
'시급하지 않지만 정말 중요한 일'을 하지 않으면 성장잠재력도 성장동력도 얻을 수 없음을 온 국민이 인식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