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 이철(李哲) 사장은 3일 월드컵 열차 운행의 성사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이 사장은 평양 방문을 하루 앞두고 베이징(北京)에 도착, 한국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방북 기간에 월드컵 축구 응원단 수송의 가능성을 타진할 계획이라면서 이렇게 밝혔다. 이 사장은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성사시키고 싶은 욕심을 갖고 있다"면서 "모든 것은 북한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월드컵 열차가 북한을 거쳐 시베리아횡단철도(TSR)로 베를린까지 가는 문제가 이번 방북으로 성사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오는 6일부터 서울에서 한-러 철도 실무회담이 예정돼 있고 내달 중 모스크바에서 한-러, 남-북-러 운영자 회담이 열리게 돼 북한 철도의 참가를 러시아쪽에서 적극 권유한다면 희망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우리측이 발주한 철도차량의 북한 임가공사업 현장 운영상태와 차량제작 공장 순회가 기본적인 방북 목적이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민족의 염원인 남북철도 연결도 현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북한쪽의 철도 상태를 확인하는 등의 작업이 필요하다면서 협상의 구체적인 진전내용에 대한 발표는 정부가 할 일"이라며 말을 아꼈다. 철도공사가 구상중인 월드컵 열차는 개성과 나진을 거쳐 블라디보스토크에 다다른 뒤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타고 베를린에 도착하는 노선. 이 노선이 불가능하다면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비행기로 가서 TSR를 이용하는 복안도 가지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철도편을 이용한 방북 의사를 표시한 것과 관련, 이 사장은 "정부가 하기 어려운 일이므로 반관반민 기관인 철도공사가 할 수는 있다"면서도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어서 발표나 조정은 정부에 맡길 일"이라며 더 이상의 언급을 피했다. 그는 "철도 운영의 기본적인 부분, 예컨대 시험운행과 신호체계 통일, 안전점검 등은 우리가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이 사장은 남북한 철도공사 축구단의 교류, 남북 철도기관간의 직접 통신채널 개통과 기술협력, 인적교류 등을 북한측과 협의할 예정이다. 이 사장은 8일까지 북한에 머문 뒤 중국 선양(瀋陽)을 거쳐 비행기편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이 사장의 이번 방북은 북한의 대남경협기구인 민족경제협의회 초청 형식으로 이뤄졌다. (베이징=연합뉴스) 박기성 특파원 jeansa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