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데스크'의 엄기영, 김주하 앵커는 뉴스를 진행하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으로 2002년 월드컵을, 가장 보람 있으면서도 괴로웠던 뉴스로 황우석 교수팀 줄기세포 논란 보도를 꼽았다. 두 사람은 2일 오후 3시부터 MBC 여의도 방송센터에서 100여 명의 시청자들과 '앵커와의 만남' 행사를 가졌다. 이날 엄기영 앵커는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에 대해 "2002 월드컵처럼 시청자들과 한마음이 돼 뉴스를 전달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또한 뉴스를 통해 사회 담론을 형성할 때 보람을 느낀다"면서 "과정은 괴로웠지만 황우석 교수 관련 뉴스도 MBC가 진실에 대한 우리 사회의 눈을 한 단계 높였다는 점에서 보람 있었다"고 말했다. 김주하 앵커는 "2002 월드컵 때 책상을 뒤흔들 정도로 기뻤다"고 앵커로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전한 뒤 "일본의 망언과 관련해 독도에서 진행할 때는 우리끼리의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우울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뉴스 진행자로서 했던 실수를 묻는 질문에 "말 실수는 넘어갈 수 있지만 진실이 아닌 것을 보도하는 것이 가장 두렵고 큰 실수"라며 "2005년 말 황우석 교수 사태 때는 '혹시 이게 진실이 아니면 어떡하나'라는 생각에 항상 두려움을 안고 진행했다"고 말했다. 한편 2004년 10월 결혼해 현재 임신 중인 김주하 앵커는 "결혼 전에는 일이 곧 나 자신이라고 생각하며 일할 때 살아 있다고 느꼈는데 결혼을 하고 보니 세상이 좀 달라 보인다"면서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서는 안되며 한 가정을 행복하게 하는 것도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뉴스 진행 여부에 대해 "4월 정규 개편 이전에 단행될 부분 개편 때까지 진행할 예정"이라며 "어차피 출산을 위해 그만두게 될 거라면 개편 때가 가장 좋은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앵커를 그만둔 이후에는 기자 일에 매진하겠으며 출산 후 앵커 복귀 문제는 회사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엄 앵커는 "앵커는 지금 벌어지는 일들을 전해주는 메신저로서 정말 할 만한 일"이라며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까 항상 흥분한 상태로 일한다"고 앵커 직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그는 이어 "사물을 좀더 따스한 눈으로, 긍정적인 시점에서 보는 게 필요하다"고 앵커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