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일자) 투기내성만 키우는 집값대책 안돼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한 '8ㆍ31 대책'의 후속 2단계 조치를 마련중이라고 한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개발부담금을 부과하고,택지 공급가를 내리면서 아파트에 마이너스 옵션제를 도입해 건축비를 줄이는 방식으로 분양가를 인하하는 한편,무주택 실수요자에게 주택이 우선 공급되도록 청약제도를 개선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어제 청와대에서 열린 비공개 회의에서도 이들 방안이 중점 논의된 것 같다. 이번에는 확실하게 집값을 잡고 투기를 억제하는 대책이 마련될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정부가 '투기는 끝났다'고 장담하면서 지난해 내놓은 8ㆍ31 대책은 이미 실패로 돌아간 것이나 다름없다. 세제(稅制) 강화로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쏟아져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정부 의도와는 반대로 오히려 매물이 사라지면서 강남 재건축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고 수도권까지 오름세가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거론되는 대책도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는 투기수요를 없앰으로써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의도이지만 시장이 그렇게 움직여줄지 두고볼 일이다. 분양가 인하는 물론 바람직하지만 시세차익이 커지면 청약과열과 투기를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또 현재의 청약제도가 무주택 서민층에게 주택을 싸게 공급한다는 본래 취지에서 많이 벗어나 있어 보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제도가 급작스럽게 바뀔 경우 700만명에 이르는 청약통장 가입자들의 혼란과 반발이 불보듯 뻔하고 이에 따른 부작용 또한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이들 대책도 미봉책(彌縫策)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주택공급이 획기적으로 늘지 않는 한 언제든 투기와 집값 폭등이 재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8ㆍ31 대책을 비롯해 그동안 참여정부가 내놓은 수많은 부동산 대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도 따지고 보면 주택 보유와 거래만 억제하면서 수요자가 원하는 공급대책이 뒤따라 주지 못한 탓이다. 재건축에 대한 집중적인 규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집값이 오르는 현상이 이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결국 아파트값을 잡으려면 보다 근본적인 공급확대 대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강남 재건축 억제가 공급을 더욱 위축시키고 다시 집값 폭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방안도 강구되어야 한다. 결코 임기응변식으로 대처할 일이 아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