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자동차 섬유 등 제조업 수출이 증가할 뿐 아니라 서비스업 생산도 연간 2조1000억∼3조3000억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반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농·수산업 분야는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됐다. 전반적으로 대미수출은 15.1% 늘어나고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1.99%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외교통상부가 2일 서울 삼성동 COEX에서 주최하는 '한·미 FTA 공청회'에는 △유현석 경희대 교수(정치) △이홍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박사(경제) △권오복 농촌경제연구소 박사(농업) △이준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팀장(서비스업) △정재화 무역협회 FTA팀장(제조업) △정명생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팀장(수산업) 등이 참석,6개 분야별로 이 같은 내용의 주제발표를 한다. ◆외국인 투자 증대 효과 한·미 FTA는 한반도 평화뿐 아니라 한국의 동북아 경제중심 전략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유현석 교수는 "미국이 FTA 상대국으로 한국을 택한 것은 한·미 관계를 강화하고 동아시아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미국은 이스라엘 멕시코 등 중동 및 남미 국가들과 정치적 목적으로 FTA를 체결했다. 이홍식 박사는 한·미 FTA 체결로 실질 GDP는 0.42~1.99%(2004년 기준) 증가하고 후생수준은 0.61~1.73%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미수출 및 생산은 각각 12.1~15.1%,0.61~1.94%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농업부문의 고용감소로 단기적으로 총고용이 소폭 줄고 무역수지 흑자도 42억~51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으로부터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일본이 미국시장을 겨냥,한국에 대한 FDI를 증가시킬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업종이 최대 수혜 제조업 업종별로는 자동차 섬유·의류 전자산업이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분석됐다. 정재화 팀장은 수출은 늘고 수입은 별로 증가하지 않을 대표적인 FTA 수혜업종으로 자동차를 꼽았다. 섬유의 경우 10% 넘는 관세가 부과되는 품목이 546개나 돼 관세가 철폐되면 수출이 급증할 전망이다. 석유화학은 수입이 늘고 철강업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수입이 가장 많이 늘어나는 품목은 화학공업제품(톨루엔 에틸렌 등)과 기계류(증기터빈부분품 반도체제조용기기)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준규 팀장은 한·미 FTA로 서비스 무역장벽이 50% 낮춰지면 총생산이 단기적으로 2조1000억원(0.31%),장기적으로 3조3000억원(0.49%)까지 각각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단기에 건설,숙박·음식,교육,의료 서비스 부문에서 5만개(0.45%),장기적으로는 통신·방송,금융·보험,사회보장 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7만8000개(0.69%)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 팀장은 "개방이 서비스산업에 피해를 줄 것이란 주장이 있지만 실제로는 FTA가 체결되면 서비스부문의 생산,고용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이는 투자 유입 효과와 경쟁을 통한 경제성장이 부정적인 면을 상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농·수산업 피해 불가피 권오복 박사는 "쇠고기 등 축산물과 과일 콩 등의 수입이 급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관세가 철폐될 경우(쌀 제외·곡물류는 50% 인하) △곡물류 3545억원 △과일·채소·견과류 3628억원 △축산물 7835억원 △우유 및 낙농제품 2042억원 등 모두 2조원가량의 생산이 줄어들 전망이다. 수산물 수입도 연간 10∼1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명태연육(냉동)과 바다가재 명태 대구 등의 수입이 늘면서 원양어업 등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