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재계의 올해 정기 인사가 마무리 됐습니다. 올해 재계 인사는 어떤 특징들이 있었는지 취재 기자와 함께 종합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도록 하겠습니다. 조성진 기자, 올해 재계 인사의 가장 큰 특징 한마디로 어떻게 정리해 볼 수 있을까요? 기자)) 회사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올해 인사는 전반적으로는 안정과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졌다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요 그룹의 사장단의 대부분이 유임된 가운데 탁월한 성과를 낸 임직원에 대한 과감한 승진 인사가 눈에 띕니다. 이러한 경향은 환율과 유가 불안 등 대외 경영 환경의 악화로 올해 기업들이 상당히 고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급격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R&D 인력과 홍보 인력에 대한 배려도 눈에 띄는 대목이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삼성 인사에서는 기술직군이 전체의 44%를 차지했고 특히 신임 임원 승진자 중에는 48%에 달했습니다. LG전자 인사에서도 연구개발 분야 7명이 신규 임원으로 승진했고 LG필립스LCD도 신규 임원 8명 중 4명이 연구인력입니다. 그룹별 임원 승진자들의 이공계 출신 비중을 살펴 보더라도 삼성그룹 57.6%, 현대차그룹 56.8%, LG그룹 62.1%, SK그룹 55.6% 등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향후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서 이러한 이공계 R&D 인력의 발탁은 더욱 늘어날 전망입니다. 기업경영에서 홍보의 역할이 중요하게 부각되면서 홍보맨들의 약진도 두드러집니다. 삼성이 구조본과 전자의 홍보인력을 대거 승진시켰고 LG, GS, 한진, 금호그룹 등에서도 홍보맨들의 승진이 있었습니다. 대기업 인사에서 홍보부문 인력을 올해처럼 크게 배려한 일은 드물다는 게 재계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이밖에도 재벌 2~3세 경영인들의 전진배치와 과감한 세대교체 등도 눈여겨 볼 대목입니다. 앵커)) 그룹별로 인사의 특징을 한 번 살펴 볼까요? 4대 그룹 모두가 임원 인사를 마무리했는데요, 이들 그룹의 인사 특징을 정리해 볼까요? 먼저 재계 1위 그룹인 삼성의 경우 지난해 여러 악재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는데, 어떤 특징이 있습니까? 기자)) 삼성은 사장 승진 3명을 포함해 455명의 임원이 승진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현재의 대표이사가 바뀐 계열사는 삼성물산 상사부문 한곳 뿐입니다 그만큼 안정적인 경영 기조를 유지함으로써 경영의 연속성을 살려 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아울러 과거에 비해 부사장, 전무 등 고위 임원의 승진 규모를 대폭 확대함으로써 향후 삼성의 미래경영을 주도해 나갈 차세대 CEO 후보군을 두텁게 한 것도 이번 인사의 특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다음은 현대차그룹의 인사특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기자)) 현대기아차그룹은 현대차 68명, 기아차 22명, 계열사 94명 등 그룹 전체 184명규모의 인사를 실시했습니다. 임원 승진 인사는 글로벌 경영역량 강화와 세대교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특히 정몽구 회장의 장남 정의선 기아차 사장을 중심으로 한 후계 행보가 눈에 띕니다. 실적 부진을 이유로 김익환 기아차 사장을 11개월 만에 물러나게 했고, 이에 앞서서는 박정인 현대모비스 회장을 일선에서 퇴출시켰습니다. 부사장과 전무급 중에서도 40년대생을 대거 퇴진시킨 것은 세대 교체의 의지를 확고히 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다음은 LG그룹의 인사는 화학 부분의 사장들을 2선으로 후퇴시키는 인사가 있었죠? 기자)) 네, 말씀하신대로 유임될 것으로 예상됐던 LG화학의 전문경영인 3인방인 노기호 사장과 유철호, 여종기 사장 등을 2선으로 후퇴시켰습니다. 반면 전자계열 5개사는 김쌍수 부회장의 틀을 유지하면서 사장 승진 2명, 부사장 승진 8명 등 총 55명의 임원 승진인사를 단행했습니다. 2004년에는 못 미치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높은 성과를 낸 것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린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 결과를 놓고 볼 때 실적에 대해 냉정한 평가가 이어진 '성과주의' 원칙이 그대로 드러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다음은 4대 그룹 중 가장 늦게 인사를 단행한 것이 SK그룹이죠? 기자)) SK그룹의 임원 인사가 예정보다 늦어진 것은 얼마 전 인수한 인천정유에 보낼 임원진을 선별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기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SK㈜의 최상훈 경영지원부문장 겸 인천정유 인수기획단장을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하는 등 부사장 4명, 전무 3명, 상무16명 등 총 23명에 대한 임원 승진인사를 단행했습니다. 이번 SK그룹 인사는 중국 시장 본격 진출 등 글로벌 성장전략의 효율적 수행을 위한 방향으로 이루어졌다고 평가됩니다. 앵커)) 그 밖의 4대 그룹 이외의 기업들 중 눈에 띄는 인사 내용들 한번 살펴볼까요? 기자)) LG에서 계열분리해 나간 GS는 미래 성장사업 분야 개척을 위한 우수 인재 배치에 역점을 뒀고, LS그룹은 LG출신 인사를 대거 영입해 관심을 모았습니다. 금호아시아나는 박찬법 아시아나항공 사장과 신훈 금호산업 건설사업부 사장을 부회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내는 등 65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고, 신세계도 비교적 많은 규모인 27명의 임원을 승진시키면서 사기진작에 나섰습니다. 지난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두산그룹의 경우에도 지주회사 형태로 전환을 선언하며 모두 73명의 임원 승진인사를 단행하는 등 역시 새로운 모습을 갖추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동부는 전 CJ홈쇼핑 사장이었던 조영철 씨를 사장으로 깜짝 영입했고, 현대는 현정은 회장 취임 이후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한 만큼 현상 유지의 인사가 눈에 띕니다. 조성진기자 sccho@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