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생계비가 세계에서 13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권위 있는 경제전문조사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31일 발표한 서베이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생계비는 127개 도시 가운데 13위로 조사돼 아시아에서는 일본의 도쿄, 오사카-고베 다음으로 높았다. 서울은 지난해 3월 발표된 조사에서는 시드니, 뒤셀도르프와 함께 공동 25위에 랭크된 바 있어 근 1년만에 순위가 13계단이 뛴 셈이다. 서울의 생계비는 뉴욕을 100으로 할 때 110인 것으로 조사됐다. EIU는 미국 뉴욕을 기준으로 전세계 주요 도시들의 생계비용을 조사, 매년 반기 마다 이를 발표하고 있다. 서울은 2004년 8월에 33위, 지난해 3월 25위, 지난해 8월에 16위를 기록하는 등 해가 갈수록 순위가 상승하고 있다. EIU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생계비용이 높은 도시는 오슬로였으며 일본의 도쿄와 아이슬란드의 레이캬비크가 각각 2,3위를 차지했다. 오슬로의 생계비는 강력한 경제회복세에 힘입어 뉴욕보다 40%가 높았다. EIU는 도쿄가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지난 1991년 이후 14년만에 처음이라면서 엔화 가치의 점진적 하락과 수년간의 저인플레와 디플레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오사카-고베는 프랑스의 파리와 공동 4위에 랭크됐고 코펜하겐과 런던, 취리히, 제네바, 헬싱키 등 유럽 도시들이 10위권안에 포함돼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홍콩이 서울에 이어 14위를 기록했고 그 다음이 싱가포르(24위), 타이베이(48위) 순이었다. 호주의 시드니와 멜버른, 오클랜드는 환율 강세에 힘입어 16위와 19위로 상위권을 유지했다. 중국 도시들은 위안화의 달러화 페그제가 폐지됐지만 대외 개방 덕분에 전반적으로 순위가 낮아진 가운데 상하이가 51위로 가장 높았고 베이징은 58위로 평가됐다. 미국 도시들의 순위도 달러화의 약세로 중위권을 유지한 것이 특징. 뉴욕이 27위로 가장 높았고 시카고가 35위, 로스앤젤레스가 35위, 워싱턴 DC가 46위에 각각 랭크됐다. 캐나다의 몬트리올과 밴쿠버는 공동 43위였다. EIU는 중남미 도시들의 순위는 여전히 하위권에 처져있지만 브라질의 리우데 자네이루와 사웅 파울루는 경제전망이 개선되면서 100위권 밖에서 공동 87위로 뛰어올랐다고 밝혔다. 가장 생계비가 적게 드는 도시는 이란의 테헤란. 뉴욕을 100으로 할 때 이 도시의 생계비 수준은 33에 불과했다. 이밖에 필리핀의 마닐라, 인도의 뭄바이, 파키스탄의 카라치, 파라과이의 아순시온 등도 최하위권에 속했다. (제네바=연합뉴스) 문정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