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7년 경남 산청군에서 태어난 윤이상 선생은 한국이 낳은 세계적 작곡가로 해외에서 명성을 떨쳤으나 동백림 사건에 연루되면서 고국에서는 지금까지 그 업적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어릴 적 친구였던 최목남(월북)의 아들 최정길을 데리고 베를린에서 최목남을 만났다는 것과 1963년 평양을 방문했다는 것 등이 문제가 돼 1967년 중앙정보부원들에게 납치돼 2년여의 옥고를 치렀다. 1969년 대통령 특사로 석방된 후 독일로 건너가 베를린 예술대학 교수로 활동하며 수많은 작품을 남겼으나 결국 고국 땅을 밟지 못하고 1995년 베를린에서 세상을 떠났다. 윤 선생은 부인 이수자(79) 여사와의 사이에 딸 정(56) 씨와 아들 우경(52) 씨 등 1남 1녀를 두었다. 현재 이 여사는 딸과 함께 베를린 자택에서 살고 있는데, 이 곳은 윤 선생이 생전에 마지막까지 살았던 집으로 유족의 명의로 돼 있다. 국내에서와 달리 북한에서는 윤 선생이 최고의 예술가로 대접받았던 덕분에 이 여사와 정씨 모녀는 종종 평양을 방문해 북측에서 마련해 준 평양 근교의 저택에 머물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우경(52)씨는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고 있다. 딸 정씨가 종종 한국을 방문하며 유족의 입장을 대변하기도 하는 것과 달리 우경씨는 당시 사건에 대한 충격으로 외부에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조용히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 이 여사 역시 남편의 명예회복이 이뤄지지 전까지는 한국에 들어올 수 없다며 동백림 사건 이후 지금까지 줄곧 해외에 머물며 고국 땅을 밟지 않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