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톈진시에 문을 연 신세계 이마트의 중국 5호점인 탕구(塘沽)점 개점행사에는 구학서 신세계이마트 대표,이경상 이마트 대표,정용진 신세계이마트 부사장 등 고위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그러나 오전 8시50분에 시작된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테이프 커팅 주인공은 '대장금'에서 조연을 맡은 탤런트 양미경씨였다. 행사장에서 만난 톈진시민 왕란씨(50)는 "한 상궁이 온다는 광고를 보고 아침 7시반부터 입구에서 기다렸다"고 말했다. 개점 10분 후 매장 입구를 통과한 고객수가 2000명으로 집계됐고,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오나라 오나라…"의 대장금 주제가와 인파들이 빚어낸 소음으로 매장은 북새통을 이뤘다. 중국 정부가 지나친 '한류 드라이브'를 경계해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보도 통제를 가하면서 외견상 한류 열기가 시들해졌다는 게 현지 주재원들의 전언이었다. 하지만 이마트 개점 행사는 중국인들에게 한류 붐이 얼마나 깊숙이 파고들었는지를 짐작케 하기에 충분했다. 지난 22일 상하이 옌허난루에 있는 신세계 이마트 '인두(銀都)점'에서도 한류의 저력은 확인됐다. 취양(曲陽),루이홍(瑞虹)에 이어 지난해 3월 개장한 인두점은 주말 쇼핑을 즐기는 중국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매장 스피커에서는 대장금 주제가를 비롯한 한국 노래가 쇼핑객들의 흥을 돋웠다. 상하이에는 매장면적 1500평 이상의 대형 점포만도 150여곳에 달한다. 대륙 최대의 상업도시인 이곳이야말로 중국 유통시장 진출의 관문이라는 판단 아래 세계 유수의 유통업체들이 혈투를 벌이고 있다. 이런 유통의 초접전지역에서 중국 이마트는 점포당 매출증가율,출점점포수 등에서 기대이상으로 선전하고 있다. 진열품 위치나 동선,계산원 교육에 이르기까지 '서비스'로 중무장한 한국형 유통사업 노하우가 점차 먹혀들고 있다는 게 이마트의 자체 진단이다. 대중문화가 씨를 뿌린 '한류'를 경제적 열매로 거두는 일은 기업들의 몫이다. 대장금과 같은 드라마뿐 아니라 다양한 한국의 상품과 서비스에서도 '한류' 바람이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상하이(중국)=손성태 생활경제부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