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미국을 움직이는 두 개의 축을 이민자와 봉사활동(volunteerism)으로 대별해 설명하기도 한다. 기업들은 싼 임금으로 이민자들을 고용할 수 있으니 그만큼 경쟁력에 보탬이 되는 것이고,활발한 봉사활동은 정부의 복지예산을 절감할 수 있어 건전재정의 토양을 마련하기 때문이다. 특히 자발적인 봉사활동은 갈수록 그 가치가 강조되고 있다. 피터 드러커는 "미국 시민의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일주일에 3~5시간을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있으며,이들이 활동하고 있는 비영리단체는 미 사회의 진정한 성장엔진이 되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미국에서의 봉사활동은 1970년대 후반부터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복지예산의 과다지출이 재정적자의 주범으로 지목되자,연방예산 절감차원에서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신보수주의' 정책으로 선회하면서 볼런티어리즘이 부각된 것이다. '나눔'과 '봉사'라고 하는 전통적인 미덕이 자연스레 정부의 역할을 대신한 셈이다. 대학에서의 사회봉사활동이 붐을 타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었다. 1984년에는 전국 1200여개 학교가 참여한 '대학생사회봉사연합회(COOL)'가 결성됐고,이듬해에는 대학차원에서 지원하기 위한 '총장들의 모임(Campus Compact)'도 만들어졌다. 학생의 자원봉사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매김된 것이다. 서울대가 오는 1학기부터 사회봉사 과목을 정식강좌로 개설한다는 소식이다. 학생들이 이웃에 관심을 갖고 공동체 의식을 높여 사회적 책임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한다는 취지라고 한다. 국내 몇몇 대학에서는 이미 사회봉사를 정식 교과목으로 채택하고 있는데,서울대의 참여로 그 확산속도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소득의 양극화,인구의 고령화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서,대학이 연구와 학문적 활동만이 아닌 사회봉사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사회봉사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봉사를 생활화하는 일이 남겨진 과제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