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의 임금 동결 선언 요구를 '조합원에 대한 협박'으로 규정하며 강력 반발하고 나섬에 따라 올해 현대차의 노사 관계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주노총의 핵심 사업장인 현대차 노조의 투쟁 노선과 강도는 다른 대기업 노조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 노사 관계 전반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3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 회사 노조는 최근 제12대 집행부 출범을 맞아 발간한 노조소식지를 통해 "김동진 부회장의 임금 동결 공개 선언 요구는 노조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회사 노조는 "높은 정년 때문에 회사가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발언은 망발"이라며 "노조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결론짓고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 부회장은 지난 11일 무역협회 주최 조찬강연회에서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인 미국 GM의 위기는 국내 자동차업계도 겪을 수 있는 일"이라며 "이제는 우리 노조도 스스로 임금 동결을 선언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조는 또 기아차 GM대우 쌍용차 노조와 함께 올해 산별노조 체제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이를 본격 추진키로 해 성사 여부에 따라 노사현장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여기에 두산중공업 대우조선 코오롱 등 다른 대기업 노조도 올해 임금 인상 외에 비정규직 처우 개선과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문제 등을 중점 제기할 예정이어서 올 노사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