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등을 파는 남대문과 동대문시장이 설 대목을 누리고 있는 반면 제수용 건어물을 주로 파는 중부시장이나 떡집이 몰려있는 낙원상가 등의 상인들은 "아직은…"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품목 특성상 제수용품 구매가 본격화될 이번 주 중반까지는 '설 효과'를 맛보기 힘든 탓이다. 중부시장에서 곶감과 오징어류를 판매하는 이명숙씨(45)는 "작년 이맘때에 비해 매출이 10% 이상 줄었다"며 "설 특수를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은 이렇다 할 매기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떡집으로 유명한 서울 종로구 낙원동의 민속떡집 최라미 사장은 "기업들의 긴축경영 여파인지 선물용 떡 단체주문이 크게 줄었다"며 "개인들의 떡 구매가 본격화될 이번 주 중반 이후에나 기대를 걸고 있다"고 푸념했다. 낙원동에서 장사가 제일 잘된다는 종로떡집 이정숙 사장도 "명절 때면 5만원짜리로 100개씩 주문을 했던 주변 거래처들이 2만원짜리나 3만원짜리를 주로 문의하고 주문 물량도 줄이는 추세"라며 "가정용 떡 주문이 아무리 늘어나더라도 기업들의 단체주문이 워낙 부진해 올 설도 대목을 누리긴 힘들어 보인다"고 하소연했다. 반대로 남대문시장은 이미 설 대목의 절정에 들어선 모습이다. 이곳에서 발생되는 쓰레기를 처리하는 환경미화원들이 넘쳐나는 상가 쓰레기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 단적인 방증.남대문시장주식회사 관계자는 "시장측에서 1차 분리하는 쓰레기 양이 요즘은 평소의 1.5배는 되는 것 같다"며 "종이박스,포장끈,폐비닐봉투 등 시장 발생 쓰레기가 는다는 것은 장사가 꽤 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남대문과 동대문시장에서는 인근 은행의 자영업자 대출금 연체율도 떨어지는 추세다. 기업은행 남대문시장지점은 지난해 말부터 시장 상인들의 대출금 연체율이 많이 낮아져 지금은 전국 최저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 점포의 전길구 PB팀장은 "두둑해진 자금을 효과적으로 굴리기 위해 자산운영 상담을 신청하는 도매상인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