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펀드의 환매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다. 배당 시즌이 지나 매력이 떨어진 배당주펀드를 중심으로 거치식 자금 일부가 빠져나가는 경우가 대분분이지만, 적립식 자금에서도 일부 환매가 이뤄지고 있다. 급격한 증시 조정이 나타나자 지난해 쌓인 높은 수익을 지키려고 펀드에서 돈을 빼거나, 대안 상품으로 갈아타기위해 자금을 움직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 100억원 이상 환매 펀드 12개 = 22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780개 주식형펀드 가운데 연초 이후 20일까지 설정액이 줄어든 펀드는 169개였다. 10개 가운데 2개 꼴로 수탁액이 감소한 셈이다. 이 가운데 100억원 이상 수탁액이 줄어든 펀드는 12개, 설정액 감소분이 10억원∼99억원인 경우는 29개였다. 이들 41개 펀드 가운데 배당주 펀드는 13개에 달했다. 펀드별로는 한국투신운용의 `한국부자아빠거꾸로주식A-1ClassA'가 5천491억원에서 4천902억원으로 595억원, SEI에셋코리아자산운용의 `세이고배당주식형'도 4천692억원에서 4천106억원으로 586억원이 각각 감소했다. 또 신한BNP파리바투신운용의 `프레스티지고배당수식1'은 4천39억원에서 3천558억원으로 481억원이 줄었고, 칸서스자산운용의 `칸서스하베스트적립식주식1ClassC2'는 575억원에서 437억원이 빠져 남은 수탁고가 137억원에 불과하다. 이 중 수수료 체계가 다른 펀드로 자금이 이동한 `칸서스하베스트적립식주식1ClassC2' 등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상품들은 환매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투신운용 관계자는 "신상품 출시와 함께 판매사에서 해당 펀드의 마케팅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가운데, 투자자들 중 일부가 돈을 뺀 것 같다"고 진단했다. SEI에셋코리아자산운용 관계자는 "배당 시즌이 지난 뒤 배당주 펀드를 중심으로 일부 환매가 나타나고 있다"며 "그동안 쌓은 수익률 확보 차원이거나, 대안 상품으로 자금을 옮긴 경우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신한BNP파리바투신운용 관계자는 "배당주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최근 시장이 조정을 받으면서 일부 자금이 빠져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이번주가 환매 본격화 분수령 = 주식시장이 최근 나흘간 급격한 조정을 받으면서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100포인트 가까이 급락함에 따라 증시 조정 폭이 더 확대되면 투자자들의 환매 움직임이 활발해질 수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국투신운용 이성교 마케팅본부장은 "전체적으로 보면 아직도 환매보다는 신규 자금 유입 강도가 더 크지만 다음 주에도 급락세가 지속된다면 그 영향이 점차 확대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현대증권 차은주 애널리스트는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지속적으로 흘러들어가고 있지만, 급격한 조정으로 투신권은 주식 비중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차 애널리스트는 "증시의 반등 강도가 크다면 투자자들의 심리도 안정되고 운용사들도 늘어난 주식비중을 유지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투자자들의 환매는 물론 운용사들의 주식 비중 축소 움직임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