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산업단지 기지개] 기업들 부지요청 많은데 이미 동난곳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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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 재영솔루션은 지난해 9월 금형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광주광역시에 생산시설을 만들기 위해 3000평의 부지 분양을 요청했다.
그런데 기업들의 광주 진출이 늘면서 공단 부지가 동나 현재까지도 땅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광주시도 애가 타기는 마찬가지다.
고육지책으로 평동산업단지에서 분양은 됐지만 공장이 장기간 들어서지 않은 부지를 환수,재영솔루션에 재분양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요즘 들어 재영솔루션처럼 원하는 지역의 공장 부지를 얻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업체들이 적지 않다.
실제 광주시 관계자는 "올 들어서만 10여개 외부업체가 공장 부지를 요청해 왔으나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광주뿐만 아니다.
충남은 올해 당진 송산단지(96만평) 등 지방공단 9개,농공단지 3개 등 모두 12개의 산업단지를 조성한다.
강원도는 춘천 거두농공단지(10만평) 등 3개 산업단지를 올해 완공하고 평창 등에 4개 공단을 추가 조성할 계획이다.
경북은 영천 산업단지(94만평) 등 4곳에서 201만평에 달하는 산업단지를 새로 만들기로 했다.
울산,포항,전남 서남해안지역,부산 등도 공단 수요에 비해 공급이 크게 달리자 최근 잇따라 공단 조성에 나서고 있다.
◆특화공단 조성 러시
최근 지방공단의 상당수는 각 지자체 전략산업 육성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게 과거와 다른 점이다.
충남은 이들 공단에 자동차부품 및 철강,디스플레이,석유화학 등의 업종을 집중적으로 유치할 예정이다.
울산은 오크밸리 조성과 조선산업 육성을 핵심 산업전략으로 설정했다.
길천단지 17만평은 부산 대우버스 이전 움직임과 관련,협력업체 유치용으로 준비해 놓은 상태다.
또 효문공단 일대 26만평에는 자동차 부품 모듈화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전남과 포항은 조선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남은 조선산업클러스터 육성계획 아래 영암 대분산업단지 안에 조선단지를 별도로 조성,현대미포조선 등 조선업체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현대중공업 조선공장 유치에 성공한 포항은 오는 2008년까지 18만5000여평을 단계적으로 개발,현대중공업에 제공하기로 했다.
◆공단개발 기업에 맡겨
기초단체가 지정하는 농공단지의 경우 민간기업이 직접 개발하는 방식이 잇따라 도입되고 있다.
전남지역 기초단체들이 가장 적극적이다.
나주시는 금천단지 개발을 남양유업에 맡겼다.
고려조선은 진도군 군내공단 22만여평에 대한 개발을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해남군 화원단지는 대한조선,신안군 지도지역은 신안중공업이 각각 개발 중이다.
기업들은 자사에 적합하게 공단을 만들 수 있으며 지자체는 알짜기업을 통째로 유치할 수 있어 이같은 형태의 공단개발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경기회복에다 수도권 이전기업에 대해 고용촉진 지원금,시설투자비 등 특별지원금과 지방세 면제 등의 지원이 더해지면서 기업들의 지방 공단 이전이 가시화 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분양 공단도 부활 조짐
"한때 대불공단에는 공장은 없고 노루만 뛰어다닌다는 짓궂은 소문도 돌았다"(전남도 A국장)는 말이 나올 정도였던 전남 영암 대불산업단지가 달라지고 있다.
대불공단은 1998년 분양에 들어갔다.
그러나 122만1000여평에 달하는 공단의 절반 가까이가 2002년 말(분양률 53%)까지 텅텅 비어 있었다.
전남이 2003년 조선산업 육성계획을 세우고 본격적인 기업 유치에 뛰어들면서 양상은 달라졌다.
2004년 현대미포조선을 필두로 이후 40여개 국내외 조선 부품업체가 몰려왔다.
이 결과 지난 10일 현재 이 공단의 분양률은 64.8%로 뛰어올랐다.
백창현·하인식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