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스스로를 돈키호테라고 불렀다. 풍차를 향해 무모하게 돌진하는 돈키호테를 닮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그는 변호사들의 랭킹을 매겨 세상에 내놓으며 변호사 업계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변호사들의 소송 승패율을 점수로 만든 일종의 '성적표'인 셈이다. 로마켓(www.lawmarket.co.kr)은 현재 그의 인생 최대 희망이다. '돈키호테' 최이교 사장(42)을 최근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변호사들의 개인 정보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최근 서울지방변호사협회로부터 소송을 당한 최 사장은 "그럴 줄 알았다"는 말로 운을 뗐다. 6년 전 이 사업을 기획하던 시절,법조계에 있는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하자 친구들도 불편해 했다. 하지만 법률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그의 생각은 시간이 갈수록 강해졌다. 지난해 9월 현직 검사들에게 사업의 문제점에 대해 자문도 받았다. 그는 "당시 문제가 없다는 대답을 듣고 시작한 일"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 사장은 "법률 정보의 제대로 된 유통경로가 없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법률 소비자들의 권리 의식이 강화되는 데 반해 어떤 변호사가 어느 분야에 강한지 등에 대한 정보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시중에 떠도는 "어떤 변호사가 잘 한다더라"하는 수준의 '∼카더라식' 법률 정보가 시장을 왜곡시키고 있다며 변호사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이를 고쳐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변호사 개인의 소송 정보가 '개인 정보'에 해당한다며 공개를 반대하는 변호사들을 '법률 귀족'이라고 지칭했다. "브랜드에 의존하는 대형로펌이나 전관예우를 누려온 이른바 귀족 변호사들이 시장시스템에 의해 평가받게 되면 기득권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소송 정보 공개에 위협을 느끼는 것 같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서울대 법대 83학번인 최 사장은 한때 학생운동에 뛰어들기도 했다. 한겨레신문에서 기획을 담당했던 최 사장은 2000년 로티즌 재무이사로 자리를 옮긴 뒤 2001년 로마켓 사장 자리에 올랐다. 사법개혁추진위원회의 김인회 변호사,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청와대 사정비서관 출신인 윤대진 전주지검 검사가 최 사장의 지인이다. 글=김현예·사진=김병언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