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해상 물류의 중심으로 급부상한 중국이 하늘 물류의 허브로도 비상을 준비 중이다. 상하이가 지난해 싱가포르를 제치고 물동량 기준으로 세계 최대 항구에 오른 여세를 하늘로 뻗쳐 공항을 통한 물류망 확충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처음으로 베이징 수두국제공항에 자유무역지대를 설치키로 한 게 대표적이다. 수두 공항을 포함, 상하이 푸둥 공항 광저우 신바이윈 공항등 중국의 3대 국제공항이 경쟁적으로 확충 공사에 나서 동북아 물류 허브를 지향하고 있는 인천국제공항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세계 공장 중국이 '하늘 길'에서도 관문이 되겠다고 나선 것이다. ◆베이징 공항에 자유무역지대 설치 베이징수두국제공항은 오는 2008년까지 2㎢크기의 자유무역지대를 조성한다고 중국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2010년까지 6㎢로 확충될 이 구역은 중국 공항에서는 처음으로 조성되는 것. 지정되면 일반적인 통관절차를 거치지 않을 뿐 아니라 수입관세도 물리지 않는다. 류즈창 수두국제공항지주회사 개발부 주임은 "복잡한 절차와 세금 탓에 베이징과 톈진의 국제 화물 항공운송 물량의 3분의 2를 한국과 일본에 빼앗겼다"며 "이들과 경쟁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인천공항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민자와 외자유치를 통해 조성될 자유무역지대는 수두 국제공항 2단계 확충계획의 일환이다. 2004년 3월부터 2008년 베이징 올림픽전까지 250억위안(약3조1250억원)을 투입한 확충공사를 진행중이다. 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외국전문가를 인용,외국에서 50년 동안 할 일을 5년만에 해내고 있다고 평가할 만큼 공사진척이 빠르다. 공사가 끝나면 수두공항의 연간 화물처리량이 78만t에서 180만t로 급증하게된다. 수두공항은 인근에 주거와 레저단지를 아우르는 100㎢ 규모의공항타운 건설 계획도 갖고 있다. ◆상하이와 광저우 공항 확충 경쟁 수두국제공항과 함께 중국의 3대 국제공항으로 꼽히는게 상하이의 푸둥과 광저우의 신바이윈공항이다. 상하이는 중국 최대 경제도시이고 광저우는 중국 최대의 수출생산기지인 광둥성의 성도이다. 인천국제공항보다 2년 앞선 99년 개항한 푸둥국제공항은 2007년말 목표로 확충공사가 진행중이다. 터미널과 화물운송센터 등을 추가하는 이 공사에는 200억위안(약2조5000억원)이 투입되고 있다. 상하이시는 이 화물운송센터 인근에 16.8km2규모의 물류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오는 2020년까지는 연간 여객수를 1억명으로 늘리고 화물 운송량도 지난해 220만t에서 570만t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의 2020년 목표치와 여객수는 같지만 화물운송(700만t)규모는 약간 못미친다. 하지만 광저우의 신바이윈 공항이 지난해 7월 페덱스의 아시아태평양 물류허브를 유치하는데 성공하면서 인천공항의 위협적인 존재로 급부상했다. 한국정부는 페덱스의 아태 물류허브 유치를 자신해왔었다. 페덱스 관계자는 "오는 5월 착공해 2008년 가동할 이 물류허브가 필리핀 수빅만에 있는 현재의 아태 물류허브기능을 흡수할 것"이라며 "본사가 있는 미국 바깥에서는 가장 큰 물류센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언론은 페덱스 유치로 2010년까지 110억달러,2020년까지는 630억달러의 경제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호들갑을 떨고 있다. 신바이윈공항은 여세를 몰아 대대적인 확충공사에 들어간다. 올해부터 2010년까지 90억 위안(약1조125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이를통해 연간 화물운송 규모를 지난해 80만t에서 장기적으로는 250만t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세계 공장이 만들어내는 항공화물 시장 중국이 하늘에서도 물류관문이 되겠다고 나설수 있는 것은 세계 3위의 무역대국에 오른데 이어 소비대국으로까지 부상하면서 항공 화물운송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잉은 향후 20년간 항공화물 운송시장 예측을 통해 중국내 시장은 연 평균 10.6%,중·미와 중·유럽간 시장은 각각 연평균 8.8%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세계 항공화물운송시장의 연간 성장률 예측치(6.2%)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실제 2001년 중국공항에는 화물전용기가 9기에 불과했지만 2004년까지만해도 29기로 급증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