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1조4천억원 性차별 소송… 독일계 투자銀 여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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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직원들이 스트립바로 2차를 가기위해 자리를 뜨도록 강요했다.'
'승진과 보수에서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했다.'
'눈요기를 위해 외모 위주로 여직원을 뽑았다.'
자본주의 상징으로 꼽히는 미국 월가에서 성차별을 당했다는 이유로 14억달러(1조4000억원)라는 천문학적인 보상금을 요구하는 소송이 제기됐다.
독일 투자은행인 드레스드너은행 뉴욕지사에서 일하는 5명과 런던지사에 속한 1명 등 6명의 여성직원들은 은행과 상급자들이 성차별을 했다며 14억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뉴욕 맨해튼 지방법원에 10일 제기했다.
이 같은 소송금액은 미국 내 성차별에 대한 소송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원고들은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자신들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승진이나 보수에서 불이익을 당했으며 툭하면 남성직원들로부터 성적인 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원고인 조티 루타는 "중요한 거래를 끝낸 것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된 저녁식사 자리에서 동료 남성들이 스트립바로 2차를 가기 위해 자신에게 자리를 떠나도록 압력을 넣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원고인 캐스린 트레그리아는 "남자직원들이 그들의 눈요기를 위해 외모 위주로 신입 여직원을 뽑았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존느 하트는 "지난 2004년 젊은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많이 줘야 한다는 이유로 보너스가 형편없이 깎였다"고 항변했다.
이들이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이 은행 자본시장 담당분야 임원 가운데 여성은 2%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전 세계 임원 가운데 여성은 고작 13%에 불과한 상태다.
이들은 회사 여직원을 대표해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가에서는 이와 유사한 성차별에 대한 소송사건이 심심치 않게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04년 모건스탠리는 5400만달러를 들여 성차별 집단소송을 해결했다.
모건스탠리는 그후 성차별과 관련된 내부지침을 강화했으며 최근엔 출장 중에 여성만 빼고 스트립 클럽에 출입한 남성직원 4명을 해고하기도 했다.
또 작년 UBS 뉴욕지사의 한 이사는 성차별 피해보상으로 2900만달러를 받기도 했다.
이 밖에 보잉도 집단성차별 소송에 휘말려 7250만달러를 지급키로 했다.
월마트도 성차별을 이유로 피소당한 상태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