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애는 비단 사람에게서만 찾을 수 있는 게 아닌 듯하다. 맹수들에게도 형제는 핏줄이 '땡기는' 그 어떤 존재인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면 그렇다. 동물이 그러할진대 사람은 어찌 처신해야 할까. '투 브라더스'는 새끼 시절 인간에 의해 떨어지게 된 쌍둥이 호랑이 형제가 180도 다른 상황에서 성장하다 재회하는 이야기다. 사람도 아닌 호랑이 형제가 서로를 알아보는 장면은 자연히 영화의 가장 감동적인 부분이 된다. 맹수가 으르렁거리다 한순간 감전된 듯 '찌리릭' 눈빛으로 교감을 나누는 장면에서는 괜스레 콧잔등이 시큰거릴 정도다. '베어'를 통해 동물의 영역으로까지 손을 뻗친 거장 장 자크 아노 감독이 이번에는 호랑이에 주목했다. 그는 '동물의 왕국'에 의인화 기법을 적절히 가미,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장점을 두루 살렸다. 극중 호랑이들의 연기가 너무 뛰어난 까닭에 이 역시 흔하디흔한 컴퓨터 그래픽의 소산이 아닐까 의심의 눈초리가 쏠리지만 제작진은 99% 리얼 연기라고 밝혔다. 나머지 1%는 호랑이가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후반부 장면으로 이 장면만 합성작업을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리얼 연기를 위해 제작진은 두 마리가 아닌 22마리의 호랑이를 캐스팅했다. 아기를 데리고 영화를 찍을 때와 마찬가지로 아기 호랑이의 성장 속도가 촬영 속도를 앞지르는 데다 각종 돌발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대역이 많이 필요한 것. 세계 각지를 돌며 호랑이를 물색했고, 나름대로 생김새와 습성을 고려해 선택한 22마리는 각기 1년의 훈련과정을 거쳐야 했다. 그 결과 관객은 '교육'의 힘이 얼마나 놀라운지를 새삼 확인하게 된다. 영화는 사람 대신 호랑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신선함에 경이로운 문화 유적 중 중 하나인 캄보디아 앙코르와트를 배경으로 삼아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이러한 장치는 호랑이가 맹수라는 사실을 잠시 잊게 하는 대신 반대로 사람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특히 새끼 호랑이의 선한 눈망울 앞에서는 절로 무장해제되는데, 어느 순간 호랑이에 감정이입이 돼버린다. 20세기 초 캄보디아. 밀림 속 호랑이 가족의 평화로운 삶은 유물 사냥꾼 에이든(가이 피어스)으로 인해 갈가리 찢긴다. 에이든 일당의 총질에 아빠 호랑이는 죽고, 엄마 호랑이는 부상해 사라진다. 남은 쌍둥이 형제 중 쿠말은 서커스단에, 샹가는 총독 일가에 애완동물로 팔려가는데,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된 둘은 목숨을 내건 격투장에서 재회한다. 20일 개봉, 전체관람가.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