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인 "Yes"는 "Yes"가 아니다 .. 글로벌 비즈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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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서는 10%의 가능성만 있어도 '예스(Yes)'라고 말합니다.
'인샬라(신의 뜻대로)'라는 말은 99% '노(No)'를 의미한다는 것도 명심하세요."(조재병 두바이사무소 과장). "러시아 남자들과 친구가 되려면 나눔과 친교의 술인 보드카 잔을 거부해서는 안 됩니다.
사우나와 꽃도 물론 사랑하세요."(이동훈 모스크바사무소 차장)
세계 각지에 파견된 현대상선 주재원들이 전해온 비즈니스 팁(Tips)의 주요 내용이다.
현대상선은 8일 14개국 20개 지역의 해외 주재원들이 수년간 근무하며 체득한 경험담을 담은 '해외주재보고서'를 출간했다.
2002년 5월부터 모스크바에서 근무 중인 이동훈 차장은 보드카,바냐(Banya·사우나),꽃을 러시아 비즈니스의 '3대 키워드'로 정리했다.
그는 "주로 룸살롱과 골프장에서 접대가 이뤄지는 한국과 달리 러시아에서는 바냐에서 친교가 이뤄진다"면서 "비즈니스 파트너와 바냐를 다니며 보드카 잔을 기울일 정도라면 인간적인 장애물은 해결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 차장은 또 러시아 국민가수 알라 푸카초바가 부른 '백만송이 장미'(한 화가가 화방과 집을 판 돈으로 백만송이의 장미를 사 연인에게 바친다는 내용)라는 노래를 예로 들며 "러시아인은 '빵 없이는 살아도 꽃 없이는 못 사는 민족'"이라며 "여성의 날(3월8일)엔 한달 접대비 모두를 투자해서라도 거래처와 대리점 여직원들에게 꽃과 샴페인을 선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재원들이 협상 과정에서 경험한 에피소드도 눈길을 끈다.
조재병 두바이사무소 과장은 열번이 넘는 미팅 끝에 터미널 사용 계약을 맺었던 일화와 관련,"예상 금액의 120%를 제시한 첫번째 미팅에서 상대는 예상액의 10%를 내놓아 협상이 바로 결렬된 적이 있다"며 "아랍에선 협상카드를 단번에 제시하는 것보다 하나씩 내놓는 게 기본인 만큼 조급함을 버리고 협상 자체를 즐기는 기분으로 임해야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책자는 이 밖에 호주에서는 'Please'를 붙이는 것이 기본 에티켓이지만 우리나라 사람은 깜빡하기 쉽다는 점,일본인은 우리 정서로는 심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30도 이상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점 등을 소개하며 영업활동에 반드시 참고하라고 조언했다.
현지의 교육 여건 및 수준을 소개한 주재원 부인의 글도 교훈적이다.
탁병률 고객지원부장(1997∼2002년 인도 근무)의 아내인 차혜정씨는 "학교 학예회에서 초등학생들이 뮤지컬을 영어로 공연했을 때 감동과 부러움을 느꼈다"며 "인도에선 엄마들도 시험 기간엔 공부를 같이 할 정도로 교육열이 높아 인도공과대(IIT)에 합격하지 못한 인도 학생들이 미국의 MIT엔 쉽게 합격한다"고 경험담을 적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