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이 지난해 주주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들에게 돌려준 돈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기업들이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투자'보다는 '주주 환원'에 많은 돈을 썼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이 지난해 주주들에게 지급한 배당금이 역대 최대 규모인 2020억달러로 전년대비 1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해 자사주 매입액도 315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2004년 1970억달러에 비해 60% 급증한 것으로 역시 사상 최대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통한 미 기업들의 주주환원 규모는 지난해 5170억달러로 4000억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던 2004년보다 36.5% 늘었다. S&P의 애널리스트인 하워드 실버블랫은 "배당 규모는 쉽게 집계할 수 있지만 자사주 매입액은 기업들의 재무정보가 금융당국에 모두 제출될 때까지는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며 "자사주 매입액이 현재 추정치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NYT는 자사주 매입이 증가하는 것은 기업들의 현재 수익성이 좋다는 뜻이지만 그만큼 투자가 저조한 것이기 때문에 자사주 매입액 급증이 주주들에게 반가운 소식만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뮤추얼펀드 업체인 이튼 밴스의 보고서를 인용,투자자들의 배당금 지급 요구가 커지면서 미국 기업들의 배당금 지급 규모가 2010년엔 전체 수익의 절반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