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지 않으면 죽는다." 미국 자동차 업계가 심각한 경영 위기로 고전 중인 가운데 미국의 자동차 '빅3'가 배수진을 치지 않으면 공멸하고 말 것이라는 내부 경고가 나왔다. 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포드 자동차의 북미 담당 사장인 마크 필즈는 최근 로스앤젤레스 모터쇼에서 "포드를 포함한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시장 변화를 읽고 고객들에게 다가서기 위해 변화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이는 곧 죽음을 뜻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관련,"포드는 살아남기 위해 1997년 이후 처음으로 소형차 시장에 다시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공장 폐쇄와 감원 등을 통해 뼈를 깎는 비용 절감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필즈는 특히 제너럴모터스(GM)가 위기 극복을 위해 대형 SUV에 다시 주력하고 있는 것에 대해 "낡은 발상"이라며 GM의 접근법을 평가절하했다. 미국의 '빅3'가 SUV 장사에 정신이 팔려 시장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하다가 지금처럼 됐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로이터통신도 이날 컨설팅업체 KPMG의 조사 결과를 인용,오는 2008년까지 미국 '빅3' 자동차 업체 중 한 개 업체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KPMG가 지난해 말 140명의 자동차 업계 경영진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6%가 "올해 파산을 신청할 주요 자동차 업체나 부품업체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51%는 앞으로 3년 내 통·폐합을 통해 GM 포드 크라이슬러 중 하나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한편 '빅3'의 지난달 판매 실적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GM의 지난달 자동차(SUV 경트럭 포함) 판매 대수는 38만4620대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 줄어들었다. 포드와 크라이슬러 역시 9%,5% 각각 판매량이 감소했다. 지난해 전체 판매량은 GM과 포드가 각각 4.3%,5% 감소한 반면 크라이슬러는 '빅3'중 유일하게 5% 늘어났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