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취재여록] 화섬산업 위기의 진짜 이유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국 섬유산업의 위기요? 화섬업체들이 협력업체를 돕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거 아닙니까?" 지난달 일본 이시카와현의 한 전통음식점.일본의 대표적 화학섬유업체 도레이의 기노시타 겐이치 지점장은 한국 섬유산업의 문제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언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잘나가던 한국 직물업체들은 90년대 들어 중국 업체들 때문에 어려움을 겪게 됐죠. 그런데도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했던 화섬업체,즉 실을 만드는 업체들은 직물업체들의 어려움을 '나몰라라'했던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직물업체들이 '그렇다면 나도 화섬을 해보겠다'며 너도 나도 공장을 세웠고 그게 공급과잉을 부추긴 거죠." 옆에서 술잔을 기울이던 고마츠세이렌(도레이의 협력 염색업체)의 나카야마 겐이치 회장도 거들었다. "몇 년 전에 한국 수원에 있는 한 직물업체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기술 및 인력이 모두 우수했죠.효성 코오롱 등 화섬업체들도 기술력이 뛰어났습니다. 그러면 뭐합니까. 원사업체와 직물업체 사이에 협력이 이뤄지지 않으니 아무리 좋은 실을 갖다 써도 좋은 제품이 나오지 않는 걸." 야마다 가쓰유키 도레이 경영기획실 부장은 도요타자동차의 예를 들었다. "도요타를 포함한 일본 자동차산업의 강점은 후방산업이 강하기 때문이며 도요타를 정점으로 한 업체간의 유기적 관계가 이를 가능케 한다"며 "한국은 이런 점이 약하다"고 꼬집었다. "앞으로 일본이나 한국이 육성해야 할 첨단소재의 경우 관련업체와의 더 많은 협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도레이는 고객사인 한국 IT(정보기술)기업들과 제품개발 단계에서부터 공동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야마다 부장). 일본 내에서는 도레이 합섬클러스터를 통해 일본에서만 만들 수 있는 제품을 만들면서 밖으로는 한국의 IT기업들과 머리를 맞댔다는 얘기다. 이날 일본 섬유업계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한국 화섬업체들은 아직도 중국업체들과 경쟁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가나자와(일본)=유창재 산업부 기자 yoocool@hankyung.com

    ADVERTISEMENT

    1. 1

      [토요칼럼] '전원 버핏' 전원주의 투자법

      후끈 달아오른 주식 투자 열풍 속에 ‘레전드’로 떠오른 인물이 있다. 1939년생, 올해 여든일곱인 탤런트 전원주 씨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지독한 짠순이 어르신’ 이미지로...

    2. 2

      [비즈니스 인사이트] AI 시대, 컨설팅이 다시 묻는 인재의 조건

      인공지능(AI)이 데이터를 누구보다 빠르게 정리하는 시대가 되면서 컨설팅 현장에선 “요즘은 분석이 아니라 해석과 판단이 경쟁력”이라는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시장 데이터와 산업 정보, 경쟁 구도...

    3. 3

      [김연재의 유러피언 코드] 독일 관광수요의 트렌드 변화

      해마다 여름 휴가철이면 독일 도심은 우리네 설날처럼 한적해진다. 독일인은 그만큼 여행에 ‘찐’심이다. 더불어 봄 부활절과 겨울 성탄절마다 북적이는 독일의 주요 공항을 보면 이들의 여행 열기를 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