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에서 인텔이 새로운 미래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반도체칩 회사에서 디지털 플랫폼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새 비전이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판도를 완전히 바꾸어놓을 게 확실하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위크도 최신호(9일자)에서 "인텔 최고경영자(CEO)인 폴 오텔리니가 반도체칩 제조업체를 전혀 새로운 영역으로 몰고가는 계획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며 커버스토리로 상세히 보도했다. 인텔의 새 전략은 한마디로 PC 시장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소비자 가전과 이동통신,디지털홈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 반도체칩 제조업체'라는 '우물'에 갇혀있지 않고 소비자쪽으로 가까이 다가가고 수익성을 더욱 높이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인텔은 이를 위해 각종 디지털 기기에 내장되는 반도체칩과 그 위에 얹혀지는 소프트웨어를 하나로 묶은 '플랫폼'(Platform) 개발에 전사적 자원을 집중키로 했다. 가정의 PC와 오디오·비디오 시스템,각종 전자제품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이는 디지털홈 시대가 도래하면서 '허브' 역할을 하는 플랫폼이 가장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은 집 밖에선 이동통신으로 연결되고 건강관련 정보를 무선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헬스케어 사업으로도 연결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사업 파트너도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시스코시스템스,모토로라,애플(아이팟)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또 소비자 마케팅 회사로 탈바꿈하기 위해 1969년부터 써온 '인텔 인사이드'라는 로고를 버리고 '립 어헤드'(Leap ahead,미래를 위한 도약)란 뜻의 슬로건을 새 로고에 채용하기로 했다. 세계 5대 브랜드에 올라있는 브랜드를 버리는 과감한 결단이다. 앞으로 생산할 컴퓨터들은 CPU 2개를 쓰는 듀얼코어 제품이어서 이번 기회에 노트북PC에 사용하던 '펜티엄 M 칩'이란 이름도 '코어(Core)'로 바꾸기로 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