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눈길을 끄는 미술 전시가 풍성하게 열린다.


국·공립 미술관들이 한국 근대회화의 흐름을 짚어볼 수 있는 기획전을 마련하고 중견 화가들도 개인전을 활발하게 준비하고 있다. 서구미술사조의 대표작가를 소개하는 전시와 해외 유명작가 작품을 앞세운 블록버스터형 전시도 잇따른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은 2월부터 4월까지 독일 현대미술의 거장인 게르하르트 리히터와 A R 펭크의 2인전을 통해 추상미술에 대한 반동으로 탄생한 신표현주의(Neo-Expressionism)를 살펴보는 기회를 갖는다.


4~6월에는 국내에 추상화를 도입한 화가 주경(朱慶·1905~1979)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그의 드로잉과 회화를 모은 전시회를 개최한다. 그는 일제 강점기인 1923년에 색·면·선으로만 표현된 '파란'이라는 추상화를 내놨던 근대 서양화가 1세대 작가다.


8월부터 연말까지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유럽문화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작가 2명의 작품이 걸린다. '압생트를 마시는 여인' 등으로 유명한 벨기에의 악마주의 화가 펠리시앙 롭스(1833~1898),'절규'로 잘 알려진 노르웨이 화가 에드바르트 뭉크(1863~1944)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11월에는 한·불 수교 120주년을 기념해 거친 예술을 표방한 아르 브뤼트(art brut)의 창시자이자 유럽 앵포르멜의 선구자 중 한 명인 장 뒤뷔페(1901~1985) 회고전도 시작된다.


덕수궁미술관은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아시아 큐비즘전에 이어 2월 소정(小亭) 변관식(卞寬植·1899~1976)의 30주기 기념전을 시작한다. 근대 한국 화단에서 전통 기법을 계승하면서도 가장 독창적인 자기 세계를 구축했던 소정의 작품 세계를 재조명하는 기획전이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은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은 '키스'의 작가 구스타프 클림트와 그가 만든 1900 빈 분리파 작가들의 작품을 모은 전시회를 5월26일부터 9월6일까지 마련한다.12월에는 한가람미술관에서 자체 기획하는 해외명작전을 각각 개최한다.


삼성미술관 리움의 올 최대 전시는 색채로 감정을 표현한 세계적 추상화가 마크 로스코(1903~1970)의 작품전이다. 1970년 자살한 라트비아 출신인 로스코는 지난해 11월 무려 235억원에 팔린 '마티스에 대한 경의'의 작가로도 유명한 화가. 6월22일부터 9월10일까지 미국 워싱턴 내셔널갤러리에서 소장하고 있는 로스코의 초기작부터 후기작 30여점을 들여온다.


또 10월에는 일본 등 해외에 있는 고려청자를 소개하는 고미술 특별전도 열 예정이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