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과 대형 외식업소 등 중산층 이상을 주요 고객층으로 하는 업계에선 경기회복세가 '도약'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공격적인 영업계획 수립에 분주해졌다. 경기회복 국면의 맨 마지막 단계에서야 반응을 보인다는 남성복 업체들도 내년 공급계획을 25~60%까지 늘려잡는 등 전반적으로는 실물경기 회복세가 완연하다. 그러나 서울 북부와 지방의 서민밀집지역에서는 분식집 PC방 미장원 등의 '길거리 점포'들이 되레 매출 감소를 호소하고 있어 체감경기 회복의 공감대가 확산되기까지는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신바람난 백화점업계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업계는 중산층 이상이 지갑을 본격적으로 열기 시작함에 따라 이달중 평균 30% 매출이 늘어났으며,내년에는 5년만의 두자릿수 신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올 겨울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블랙그라마 재킷 물량을 경쟁업체보다 많이 확보하기 위해 담당 바이어들을 아예 해당 업체로 출근시킬 정도다. 이 백화점의 모피 판매는 10,11월 30%대 신장률을 보이다 이달 들어서는 무려 250%의 급신장을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12월과 올 1월 실적을 합친 것보다 이달 한 달 매출이 더 많았다"고 밝혔다. 세트당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고급 수입가구 매출도 전년동월대비 증가율이 10월 2.3%,11월 11.6%,12월 16.5%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오용석 여성캐주얼 담당 바이어는 "여성 캐주얼 의류의 경우 경기가 좋을 때 다음 시즌 상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있어 예년에 비해 봄 상품 입고를 일주일 앞당겼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고급 모피,PDP 등 고가가전 등 물량 확보에 나섰다. 여성 모피는 작년보다 100% 높은 신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고급 가전은 20%이상 더 팔려나가고 있어서다. 강구필 현대백화점 명품팀 바이어는 "최근 경기회복세를 감안해 할인행사보다는 정상품 판매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남성복·외식업계도 기지개 남성복 업체들도 춘하정장 공급계획을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려 잡았다. LG패션의 TNGT는 올 봄·여름 제품을 지난해보다 60% 늘어난 6만5000벌 생산할 예정이다. 코오롱의 지오투는 30%,SG위카스의 바쏘도 25%씩 생산을 늘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원단 확보에 들어갔다. 외식업계에서도 기업형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경기 호전 분위기가 뚜렷하다.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는 올해 개점한 매장을 제외한 이달 1일부터 25일까지 22개 매장에서의 매출이 8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 증가했다고 밝혔다.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 인근에 위치한 양식당 '피가로그릴'은 공연 관람객이 늘면서 12월 들어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9% 증가했다. ◆길거리 경기는 "아직…" 서민주거지역의 '동네점포'들은 경기 회복세를 아직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 홍제동의 한 분식점 주인은 "이달 들어서도 직접 내방객은 물론 배달 주문까지도 줄어들어 매출이 작년 이맘때보다 10%가량 감소했다"고 말했다. 경기 부천시 소사동의 인테리어점포 박 모 사장은 "부동산시장 위축으로 실내 인테리어 주문이 자취를 감추다시피했다"고 말했고,서울 상계동의 PC방 주인도 "겨울방학 특수를 기대했지만 청소년 고객들이 작년 12월보다 10% 이상 줄어든 것 같다"고 푸념했다. 김동민·차기현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