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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 플라자] 엔貨 강세반전은 불가피한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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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홍배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 금년 들어 꾸준히 강세를 유지해 오던 달러화가 최근 약세 기조로 돌아서면서 세계경제는 달러약세의 지속 여부와 이에 따른 파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일본경제 상황과 전혀 다른 추이를 보이면서 달러당 120엔대를 돌파했던 엔화환율의 상승세가 한풀 꺾이면서 117엔대 초반을 기록하고 있어,조금이나마 엔화약세 장기화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엔화환율이 하락한 데는 무엇보다도 향후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희박해진데 따른 요인이 가장 크며,이와 함께 미국의 무역적자폭 확대 발표와 일본중앙은행의 잇따른 금리인상 가능성 시사 등도 엔화환율 하락을 부추겼다. 그러나 엔ㆍ달러 환율이 2005년 1월 달러당 101엔대를 기록하면서 5년 만에 강세를 보였던 시점과,7월 이후 미국의 연이은 금리인상으로 인해 달러당 110엔대의 약세로 돌아선 시점을 비교해보면,현재 117엔대는 여전히 엔화약세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는 불과 1년여 사이에 달러화 대비 엔화환율이 15.8%나 하락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2004년과 달리 일본경제가 일시적인 정체에서 벗어나 상승국면에 있고,기업의 수익구조 및 실적이 크게 개선된 상태인데다 주식시장까지 호황을 누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엔화약세가 계속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앞서 지적한 미ㆍ일 금리차이가 확대되면서 일본 주식시장의 자금이 간접투자(포트폴리오) 형태로 빠르게 해외로 이탈하고 있는데 기인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역설적이지만 경기상승 국면에도 불구하고 일본정부가 금리인상 시기 결정을 정책적으로 지연시키고 있는 데 대한 시장의 강한 불만의 표시라고 할 수 있다. 결국 하반기 들어 가속화되고 있는 일본정부와 일본중앙은행 간의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첨예한 의견대립이 엔화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사실 일본경제는 고유가 파동과 수출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GDP의 80%를 점하는 설비투자와 개인소비 등의 지속적인 상승세가 유지되면서 일본경제 역사상 세 번째로 긴 경기확장 국면을 보이고 있으며,이에 힘입어 기업의 투자와 수익도 3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선순환 경기회복 기조가 정착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일본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현재의 엔화환율은 경기상황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으며,특히 우리경제는 물론 아시아경제에도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일본정부의 과거를 답습하는 잘못된 환율정책(엔화약세를 통한 경기부양)은 시정돼야 할 것이다. 우리경제 역시 엔달러 환율변동에 일희일비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엔화약세 현상은 결코 반갑지 않은 것만은 확실하다. 일본과의 유사한 경제ㆍ산업 구조 및 경합품목 확대 등으로 대일 중간재수입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엔화약세는 우리나라 경제성장과 물가 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품목별 온도차는 있지만 대일수입 증가에 따른 무역역조 현상 심화와 가격경쟁력 하락으로 최근의 수출 호조세가 타격을 입지 않을까 우려된다. 2006년도 일본경제가 안정된 경기상승세를 유지하면서 디플레이션을 탈피하고 다시 한번 세계경제의 보조엔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제로금리를 포함한 양적금융완화정책의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는 곧 일본정부의 금리인상 시기 결정을 앞당길 것으로 보여,미ㆍ일 금리차 축소로 인해 엔화는 일본의 선순환 경기흐름에 상응하는 완만한 강세 국면으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정부가 일본경제의 디플레이션 상황 종식 선언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은 이미 엔달러 환율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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