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필요하지 않은데도 예산 집행을 위해 연말에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보도블록 교체 및 도로 공사가 대표적인 예산 낭비 사업으로 지목됐다. 기획예산처는 각 부처 예산낭비신고센터에 들어온 신고 사례의 3분의 2 정도가 보도블록 교체 및 도로공사와 관련한 것이라며 이 가운데 20~30%는 예산 낭비 소지가 다분한 것으로 보인다고 27일 밝혔다. 기획처는 이에 따라 보도블록 교체와 도로공사 분야를 내년도 '예산낭비방지 중점 제도개선 과제'로 선정하고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우선 내년 1분기(1∼3월) 중 일부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한 뒤 객관적인 기준을 만들어 낭비성 공사 억제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진영곤 기획처 성과관리본부장은 "보도블록은 마땅한 교체 기준이 없어 연말에 지방자치단체에서 돈이 남으면 하고 없으면 안하는 식"이라며 "실태조사를 통해 면밀하게 예산 낭비 여부를 따져본 뒤 낭비 사례인 것으로 판단되면 해당 지자체에 벌칙을 부과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기획처는 연말에 보도블록 교체공사가 집중되는 것은 △사업비가 인건비와 재료비 등으로 단순해 공사비 산정이 쉽고 △공사기간도 짧으며 △매년 예산안 통과가 늦어진 탓에 지자체 예산 집행이 하반기에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긴급공사나 보행자 안전을 위한 노후시설 교체공사는 객관적인 판단 기준이 없어 사업 담당자의 주관적 견해에 따라 추진하는 경향이 있어 낭비성 사업이 일부 포함된 것으로 추정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