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변화의 현장에서] (3) 대우증권 테헤란밸리 공헌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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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 1300 시대가 열렸지만 투자자들의 분위기는 의외로 차분합니다. 과거와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지요."
2005년 증시를 돌이켜 보는 공헌 대우증권 테헤란밸리 지점장(44)의 감회는 남다르다.
16년 전 증권사 객장에서 평사원으로 코스피지수가 사상 처음 1000포인트를 돌파하는 순간을 지켜보던 때가 생생하게 떠올라서이다.
"입사 이듬해인 1989년 4월1일 코스피지수가 장중 1007.77까지 치솟았습니다. 당시 서울 역삼동 지점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증시 1000 시대가 열렸다며 모두 환호했지요.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미수금 한도까지 주식을 사 모았습니다. '광분'이란 표현이 어울릴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1000포인트는 고작 4일밖에 가지 못했다.
그 허탈함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2005년은 당시와 확연히 달라졌다고 공 지점장은 말한다.
기관이 제 역할을 하면서 '시장이 시장다워졌다'는 얘기다.
예년 같으면 지난 여름처럼 외국인의 대량 매도시 큰 폭으로 빠지는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올들어선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올해는 한국 증시의 새로운 지평이 열린 해로 기억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상담 고객에게 단기 수익에 집착하지 말고 중장기적인 시각을 가지라고 조언하고 있다.
증시가 상승 기조에 들어선 만큼 단기 수익에 연연하지 말라는 뜻이다.
"투자자들도 많이 달라졌어요. 지난해만 해도 좋은 재료를 가진 종목이 뭐냐고 묻곤 했는데 올해는 이익을 많이 내는 회사가 어디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투기가 아닌 투자문화가 조성된 셈이지요."
물론 아직도 '한방'에 승부를 보려는 투자자도 적지 않아 안타깝다고 그는 덧붙였다.
"지난 10월 증시가 조정 중이었을 때 3억원을 들고 객장을 찾아온 고객이 있었습니다. 2∼3일 내 높은 수익률을 내려고 조바심을 내더군요. 조정 기간이 길지 않을 가능성이 크니까 저점 매수해서 기다려 보자고 설득했지만 참지 못했습니다. 그 고객은 단타매매에 치중하다 손실만 크게 본 채 결국 떠났습니다."
공 지점장이 요즘 객장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주가가 너무 많이 올라 지금 투자하면 위험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는 수익률 기대치를 올해보다 조금 낮추고 가치주 위주로 투자한다면 내년에도 연간 20∼30%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고 고객들에게 말한다.
성장이 기대되는 대형 기술주와 자동차주,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금융주 등을 내년 유망 종목으로 추천했다.
또 직접투자가 망설여진다면 여러 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글=박해영·사진=강은구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