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고객은 소비의 현재이다. 대부분의 시장에서 구매의 결정자이자 트렌드 창조자이니까. 여성 고객은 소비의 미래다. 감성 소비가 확대될수록 그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질 테니까. '여성 마케팅'(김미경 지음,위즈덤하우스)을 읽으면 여성들의 심리와 사고,소비 형태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꿰뚫어볼 수 있다. 기업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통해 배우는 여성 마케팅 책. '최초의 대한민국 여성 마케팅 사례 분석서'라는 야심찬 부제에서 볼 수 있듯 국내 기업들이 어떻게 여성 마케팅 전략을 실행하고 있는지,그 효과는 어떠했고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 꼼꼼하게 둘러본다.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가 단 10%만이라도 여성 고객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면 반드시 제대로 된 여성 마케팅 전략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조언이다. 여성 마케팅을 좀더 체계적으로 세분화해서 연구해야 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우선,여성은 현재 생필품에서부터 자동차,아파트까지 제품과 서비스의 80% 이상에 대해 구매 결정권을 가지고 있으며 가족의 핵심 구매 대리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둘째,여성 소비자는 매우 까다로운 요구와 잣대를 가진 소비자층이다. 여성 고객의 니즈를 100% 충족시킬 수 있으면 남성 고객은 120% 만족한다. 만일 여성 운전자를 감동케 하는 자동차 정비업소가 있다면 남성 운전자들은 그 업체의 서비스에 대해 120% 만족할 것이라는 것이다. 셋째,여성 고객시장은 아직 충분히 연구되지 않은 블루오션 시장이다. 지금껏 남성의 영역에 속해 있던 자동차 시장과 호텔·골프 등 레저 관련 분야까지 여성고객의 비율은 급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여성 고객의 비율이 10%가 되는 시점에서 바로 전략을 수립하고 본격적으로 여성 마케팅을 펼쳐야 늦지 않게 시장에 대처할 수 있다. 넷째,여성은 기업의 홍보 대사 역할을 스스로 수행하는 '걸어 다니는 마케터'다. 무리지어 쇼핑을 하는 여성의 습성과 쇼핑 후 서로의 경험을 신속히 상대에게 전달하는 여성의 품평 습관은 신상품을 성공적으로 론칭할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게도 만든다. 여성의 입과 발을 사로잡는 마케팅을 위해 여성을 전략적으로 어떻게 섬길 것인가를 연구해야 한다. 다섯째,여성은 고감도 감성 소비를 이끈다. 영화관에 가보면 여성관객들로 붐빈다. 고급 레스토랑이며 공연장이나 미술관을 이끄는 것도 여성이다. 고감도 감성이 추가된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는 항상 여성 고객들이 먼저 지갑을 연다. 미래형 감성 산업에서 여성 고객은 단연 베스트 고객일 것이다. 이처럼 소비자로서 여성은 기업 성공을 보장하는 블루오션이 됐다. 마케팅에서 여성을 주목한지는 오래 됐지만 여성을 소비자로서 바라보는 체계적인 노력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은 여성을 구매심리 중심으로 탁월하게 고찰했다. 마케터로 뛰면서 마케팅은 '심리의 미학'이라는 것을 절감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소비자인 여성에게 한발 더 다가갈 수 있게 됐다. 나와 같은 길을 걸어가는 후배들에게 현재의 소비 트렌드를 꿰뚫는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256쪽,1만3000원. 이해선 ㈜태평양 마케팅부문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