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각료회의 폐막‥ 농산물 협상 '미미한 진전'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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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을 위한 세계무역기구(WTO) 홍콩 각료회의가 18일 폐막됐다.
회의는 막판 진통 끝에 선진국들이 농산물 수출보조금을 2013년까지 철폐키로 합의함으로써 결렬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면하게 됐다.
하지만 이번 회의는 추상적 선언문 합의를 놓고도 진통에 진통을 거듭,향후 DDA협상 타결은 물론 WTO 체제 순항 여부에도 의문을 낳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농업협상 미미한 진전
정부 관계자는 "최대 현안이었던 농산물 협상 결과는 '미미한 진전' 정도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각료선언문에 '민감품목'과 '개도국 특별품목' 지정이 가능하다는 문구를 담음으로써 한국 농산물이 대대적인 관세인하라는 소나기는 피해갈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또 당초 민감품목으로 지정되면 의무수입량을 늘려야 하는 것으로 명기돼 일정한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종 회의에서 수입량 증가 대목이 빠져 한국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올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특별품목은 개도국에만 해당하기 때문에 한국은 협상을 통해 개도국 지위를 인정받아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또 막판까지 회의 결과를 알 수 없게 만들었던 최대 쟁점인 농산물 수출보조금 철폐문제는 미국 브라질 등과 EU가 시한을 2013년으로 하기로 합의했다.
◆개발도상국 급부상
2003년 칸쿤회의에서 예고된 개발도상국들의 세력화는 이번 회의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최빈개도국은 끈질긴 협상 끝에 선진국들로부터 원칙적으로 수출물품에 대해 무관세 무쿼터 혜택을 제공받기로 하는 성과를 얻어냈으며 브라질 등이 주축이 된 G20은 '농산물 분야에서 상당한 양보를 얻지 못하면 공산품 분야에서의 협상진전도 이룰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향후 협상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WTO는 내년 3월까지 구체적인 관세감축 방식에 대한 합의를 거쳐,상반기 다시 각료회의를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협상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홍콩=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