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릴 만큼 기다렸다." 열린우리당의 대야 등원 압박이 주말을 넘기면서 강도가 완연히 달라졌다. 한나라당의 사립학교법 강행처리 반발 `장외투쟁'으로 지난 한 주 내내 임시국회가 공전된 탓에 예산안 등 주요 현안 심의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야당의 등원거부를 받아들여 주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우리당 정세균(丁世均) 의장은 18일 당.정.청 워크숍에 앞서 배포한 발제문에서 "야당이 국회에서의 정상적인 입법 및 예산심의를 거부하는 등 장외투쟁에 나서는 것은 구시대적 작태"라면서 "`야당이 OK할 때까지' 국회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면 야당에 의한 변형된 독재와 다름없다"라며 비판의 수위를 한껏 높였다. 정 의장은 그러면서 "예산안 처리와 이라크파병 연장, 부동산 종합대책 후속 입법 등 중대하고 시급한 사안에 대해선 한나라당이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면, 부득이하게 타야당과 공조하여 처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민주.민주노동당과의 공조를 시사하기도 했다. 정 의장은 19일에도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입장을 밝힌 뒤 한나라당의 임시국회 정상화와 원내등원을 거듭 촉구할 예정이다. 또 불교, 천주교에 이어 원불교를 방문해 사학법 개정 필요성을 적극 설명하고 지지를 당부할 예정이다. 정 의장은 이를 위해 이날 부산시당에서 개최되는 `대선승리 3주년 기념행사' 참석 일정도 취소했다. 한나라당이 같은 날 부산역 광장에서 사학법 전면 백지화를 주장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인 만큼 자칫 세대결 양상으로 비치는 것을 경계하고, 집권여당으로서 국회를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당은 또 이번 주부터 재경위.법사위.농해수위 등을 가동해 부동산대책 후속 입법 등과 호남지역 폭설피해 대책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원혜영(元惠榮) 정책위의장은 "부동산 관련 입법 처리 등을 위해 이번 주부터 법안을 심의하는 수준에서 주요 상임위를 가동할 예정"이라며 "민주.민노당과 공조하면 국민들도 이해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오영식(吳泳食)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도 "이번 주부터 임시국회 의사 일정을 진행하기위해 준비 중이며, 민주.민노당과도 계속 접촉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