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주요 외신들은 반전을 거듭하고 있는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의 진위 여부를 실시간으로 타전하면서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전날 '줄기세포가 없다'는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의 발언을 주요 뉴스로 타전했던 외신들은 16일 오후 2시 황우석 교수가 사과와 함께 환자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었다고 재차 확인한 기자회견을 그대로 전했다. AFP통신과 로이터도 황 교수의 위조 의혹 부인과 10일 안에 냉동 줄기세포 복원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말을 함께 보도했다. 황 교수의 해명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외신은 '줄기세포 허브의 종말'이라며 강한 어조로 사태의 심각성을 전하기도 했다. 프랑스 과학전문지 '과학과 미래'는 지난 15일 줄기세포가 없다는 노성일 이사장의 말을 토대로 "황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 시인에 따라 그의 주도로 설립된 세계 줄기세포 허브가 종말을 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자에서 '한국 복제연구 조작,학계 논란 확산'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노 이사장의 주장이 황 교수 연구에 대한 의혹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한국 과학기술의 쾌거로 인식됐던 이번 연구가 뭔가 잘못됐을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이에 따라 한국은 엄청난 국가적 실망감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공동연구자가 사실상 논문 날조를 인정함에 따라 세계를 이끌어온 것으로 알려진 한국의 줄기세포 연구 성과와 신빙성이 의심받게 됐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유명 과학 월간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A)'은 15일(현지 시간) 황우석 교수를 올해의 연구 리더 명단에서 제외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호주줄기세포연구소(ASCC)도 한국의 황우석 교수팀과 거리를 둘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설사 황 교수의 논문이 거짓으로 판명된다 하더라도 이를 확인하기 위해 부단히 의혹을 제기하고 연구 작업에 골몰했던 한국의 젊은 과학도들의 노력은 높이 평가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15일 인터넷판에서 줄기세포 가짜 논란이 불거진 이날을 동료들조차 '국치일'이라고 말하는 등 한국 사회가 충격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황 교수의 논문을 실은 사이언스측은 구체적인 증거가 나올 때까진 논문을 철회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