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은 15일 "세계 경쟁 시대에 서울이 베이징.도쿄와 경쟁했을 때 국가를 이끌 만한 충분한 경쟁력이 없다고 본다"며 수도권 규제 완화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김 실장은 이날 경북 구미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구미공단 수출 300억달러 달성 기념식과 구미경제 발전 심포지엄에 잇따라 참석해 "대한민국이 제대로 살려면 구성원 모두 생명력을 갖고 움직일 수 있어야 경쟁력이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모두 골고루 작동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쏠림현상과 눌림현상이 있었다"며 "서울 중심으로 권력과 부가 쏠리면서 과거엔 집적효과가 있었지만 지금은 임금과 땅값이 오르는 등 매력이 약화됐고, 다른 지방은 경쟁력을 가진 적이 없어 국토 전체 경쟁력이 상실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구미지역을 중심으로 비수도권에 일고 있는 수도권 첨단업종 공장 신.증설 허용 방침에 대한 반발을 의식한 듯 김 실장은 "참여정부는 지방분권과 국토 균형발전에 대한 의지는 확고하다"면서 "밥 안먹고 다이어트하기 쉽지 않듯, 밥(수도권 규제 완화)은 먹지만 다이어트(국토 균형발전)는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실장은 "만약 LG필립스LCD를 파주에 허용하지 않았다면 구미나 다른 지역으로 갔을지, 다른 국가로 갔을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다른 국가가 LCD 주도권을 쥘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구미지역 민원사항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국토 균형발전 의지가 조금도 퇴색되지 않았으며 구미에 대한 관심이 줄지 않았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뒤 서울로 돌아갔다. (구미=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sds1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