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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의식 속의 부조리를 캔다‥김록씨 첫 장편소설 '악담'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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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8년 '작가세계' 신인상 시 부문에 당선돼 등단한 김록씨(37)가 첫 장편소설 '악담'(열림원)을 펴냈다.


    소설은 뚜렷한 서사구조 없이 화자의 길고 복잡한 회상과 꿈을 표현하는 점이 특징이다. 현실에서 어떤 계기로 인해 회상으로 들어가면 그 회상이 또 다른 과거를 회상하게 만들고 거기에 다시 꿈이 끼어드는 식이다.


    소설의 화자인 '나'는 시를 쓰는 독신여성이다. 어느 봄날 '나'는 혼자 영화를 보고 난 뒤 '하얀 늪'이라는 카페에서 '그'를 만난다. 2월 초순 '뮤즈 클럽'의 시낭송회에 와달라는 전화를 받고 회의에 참석한다. 그 다음날 친구 '목이'와 여행을 다녀오고 얼마 후 예술의 거리 '땅땅'에서 열리는 시낭송회에 참가했다가 호텔 엘리베이터에서 '그'를 만난다. 그리고 7월의 어느날 카페 '하얀 늪'에서 '나'는 '그'와 '일월'이라는 여자를 만나 칼국수집에서 식사를 하고 카페로 돌아온다. 이어 화가인 어머니의 작업실에 들르고 '일월'의 집을 방문한다. 이것이 소설의 주요 골격이다. 이 사건들의 시간적 순서도 분명치 않다. 이야기 중간에는 '나'의 학창시절이 두서없이 이어진다. 그리고 현실과 불현듯 빠져드는 회상과 꿈 사이에서 '나'는 '그'를 그리워한다.


    '악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극단적인 주관성의 언어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꽉 짜인 문법에 얽매이지 않는 탈문법적인 문장이나 표현도 두드러진다. 어색한 표현이나 부적절한 호응관계의 문장은 물론이고 때로는 의도적인 오류까지 적극적으로 끌어들인다. 이에 대해 작가는 "건강한 정신만으로 과연 병고(病苦)에 대한 통찰을 할 수 있을 것인가"라고 반문한다. 무의식의 세계에 존재하는 부조리나 병고를 건강한 언어,즉 규범적이고 관습적인 언어로는 드러낼 수 없다는 말이다.


    문학평론가인 성민엽씨(서울대 교수)는 "'악담'에서 중요한 것은 그 과잉된 언어에도 불구하고 말하지 못하는 그 무엇으로 인한 괴로움일 것"이라며 "김록의 소설이 보여주는 과잉의 미학은 한국어로 쓰인 소설의 역사에 있어서 완전히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고 평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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