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에서 분사하던 2001년은 한국인포데이타㈜에 악몽의 해였다. 만년 적자인 114 전화번호 안내사업을 들고 독립했으나 고용불안을 느낀 직원들이 대부분 분사를 반대했기 때문이다. 일부 직원들은 경기도 분당에 있던 KT 본사 사옥을 46일간 점거하며 장기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한국인포데이타는 탄생도 하기 전에 이내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 했지만 회사는 이 같은 갈등과 위기를 기회로 이용했다. 먼저 분사에 반대하던 직원들을 대상으로 회사의 비전에 대해 설명을 했다. 114 안내를 통해 축적한 방대한 고객 데이터 베이스를 활용해 IT전문 기업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줬다. 동시에 고용불안에 시달리던 여성 비정규직 상담원들에게 정규직으로의 전환과 남녀고용평등 실현을 약속했다. 이 약속은 4년이 지난 지금 거의 그대로 실현됐다. 매년 비정규직 가운데 5% 이상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고 KT시절에 한 명도 없던 여성 관리자가 지금은 30여명에 달하고 있다. 이 같은 처우 개선에 힘입어 한국인포데이타는 4년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매출액 1400억원,당기순이익 120억원을 달성하며 순이익 기준 국내 500대 기업에 등극하기도 했다. 이에 회사는 전 직원에게 800%의 특별성과급을 지급하며 화답했다. 한국인포데이타의 성공은 대표적인 공기업 혁신 사례로 꼽히고 있다. 한국인포데이타는 이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도 114 인터넷 포털서비스와 TM(Telemarketing)사업을 더욱 강화하고 텔레매틱스나 홈네트워킹 같은 신규 사업 영역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이 회사 이정훈 사장은 "우수한 기술과 노사화합을 바탕으로 2010년에는 5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국내 300대 기업이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