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A협상 위한 WTO각료회의 13일 홍콩서 개막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우루과이라운드에 이어 또 한차례 세계 무역질서를 근본적으로 재편할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을 위한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가 13일 홍콩에서 개막된다.
18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회의에서는 농산물·공산물·서비스 시장 개방과 반덤핑 문제,지식재산권 보호 등이 다뤄진다.
그러나 농업협상을 둘러싼 각국의 이견으로 협상 타결은 어렵다는 게 지배적인 전망이다.
한국 농민 1400여명 등 세계화,WTO에 반대하는 각국의 시위대는 홍콩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일 예정이어서 홍콩 정부는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농업협상 세부 타결 힘들 듯
외교부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는 "홍콩 회의에서는 세부원칙 타결보다는 DDA 타결이 필요하다는 원칙적 입장을 재확인하고 타결 시한,국가별 이행계획서 제출 시한,차기 각료회의 개최 일정 등을 합의하는 수준에서 논의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협상타결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농산물 시장 개방을 둘러싼 이견 때문이다.
미국은 관세상한선을 75%까지 낮추고 관세율 60% 이상인 품목에 대해서는 관세를 90% 감축하자는 안을 내놓고 있다.
한마디로 어떤 품목의 관세율이 100%라면 10%로 낮추자는 제안이다.
이에 대해 한국 등 농산물 수입국 그룹은 관세상한선 설정 자체에 반대하고 있다.
유럽연합(EU)도 관세상한선은 100%,최고 감축률은 60%로 하자는 제안을 내놓고 있다.
또 무역자유화 대상의 예외를 인정해 주는 민감품목에 대해서도 전체 품목의 1%로 제한하자는 미국 및 농산물 수출그룹의 입장과 8~15%를 주장하는 수입국 그룹 및 EU의 입장이 맞서고 있다.
농업협상이 공산품 등 NAMA(비농산물) 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도 협상을 어렵게 하는 요소다.
브라질 등 농산물 수출국은 농업협상에서 자국에 유리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비농산물 분야의 관세 감축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세워놓고 있어서다.
◆정부의 입장
DDA에 임하는 한국 정부의 입장은 곤란하기 짝이 없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박홍수 농림부 장관을 단장으로 한 한국 협상단은 농업분야에서 많은 예외를 인정받는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과다한 관세감축을 저지해야 하는 반면 NAMA 분야에서는 과감한 관세감축을 관철시켜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농업분야에서 현재 논의대로 관세상한선이 설정될 경우 지금 고관세 품목인 고추(270%) 참깨(630%) 마늘(360%) 감귤(144%) 등을 재배하는 농가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 전체 1452개 농산물 품목(HS 10단위 기준) 중 쌀 종류 16개를 포함,142개가 100% 이상의 고관세 품목에 해당돼 관세감축률이 커지면 커질수록 국내 반발은 거세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농산물 시장을 지키면서 비농산물 분야에서는 높은 관세율을 가진 품목일수록 더 많이 관세를 감축하는 이른바 '스위스 공식'을 적용,과감한 관세감축을 주장하는 한국정부가 회담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