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근 후계문제에 대한 언급을 중단하도록 특별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최근 김기남 노동당 비서,리재일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현철해 군 대장 등 당 및 군부 측근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 김 위원장은 "적들이 부자세습하느니 뭐니 하면서 우리를 헐뜯고 있다"며 "간부들과 사회에서 자제분이요,후계자요 하는 따위의 소리를 하지 못하게 엄격히 단속하라"고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김 위원장은 특히 권력세습이 자신에 이어 자신의 아들 대까지 이어질 경우 김일성 주석과 자신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국제사회에서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후계문제를 일절 거론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또 지난해 사망한 부인 고영희씨를 지칭하던 '평양어머니'란 표현의 절대 사용금지와 고씨 관련 우상화 교육도 일절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대북 소식통은 "최근 북한에서는 후계자 문제에 대한 언급이 과거 그 어느때보다 금기사항으로 되고 있다"며 "자칫 권력 분산으로 국가의 효율적 통제를 저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