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독일월드컵축구대회 32개 출전국의 운명을 결정한 본선 조 추첨이 10일(한국시간) 끝난 뒤 각 팀들의 끊이지 않는 `기연'과 `악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조 추첨과 악연을 끊지 못한 팀은 단연 아르헨티나가 꼽힌다. 아르헨티나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축구 종가 잉글랜드를 비롯해 스웨덴, 나이지리아와 `죽음의 조'에 편성돼 결국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셨다. 이번 조 추첨에서도 아르헨티나는 다른 팀들이 공통적으로 같은 조에 편성되기를 원치 않았던 세르비아-몬테네그로, 네덜란드와 같은 조가 되는 불운을 맞았다. 게다가 월드컵에 처음 출전하는 코트디부아르도 아프리카에서는 최강자로 평가돼 아르헨티나의 16강행 행보는 결코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 출신의 스벤 고란 에릭손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도 감독의 고국인 스웨덴과 2002년 대회에 이어 다시 같은 조에 편성돼 껄끄러운 일전을 펼쳐야 할 처지에 놓였다. 2002년 대회 때는 잉글랜드와 스웨덴이 사이좋게 16강에 진출했지만 내년 대회에도 똑같은 일이 일어날 지는 미지수다. 에릭손 감독은 "지난 대회에 같은 조였기 때문에 이번에는 그런 일이 일어날지 않을 줄 알았다. 운명이라고 생각한다"며 악연을 탓했다. 고국의 팀과 싸워야 하는 운명을 맞은 감독은 일본대표팀을 맡고 있는 브라질 출신의 지코도 마찬가지다. 일본은 이번 조추첨 결과 디펜딩 챔피언 브라질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르게 된다. 한편 주최국 독일은 조별리그에서 폴란드를 만난다는 데 대해 옛 추억을 떠올릴만하다. 1974년 처음으로 월드컵을 개최했던 독일은 폭우로 경기가 지연되는 가운데 돌풍을 일으켰던 폴란드를 1-0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 두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