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게이단렌의 오쿠다 히로시 회장이 공식 석상에서 '일본경제 버블(거품)'을 경고하고 나섰다. 오쿠다 회장은 5일 게이단렌 회장단 회의가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본 전체가 돈 버는 게 목적이 되는 나라가 되고 있는 것 같다"며"제2의 버블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민 모두가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최근 주식시장은 물론 오피스빌딩 상가 등 부동산시장으로 시중 자금이 몰리면서 자산가격이 과다하게 급등하는 현상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쿠다 회장은 주가 급등 배경과 관련,"매일 주가가 오르는 것을 보면서 자신만 투자에 늦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주식 투자에 가담해 매수 세력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주변 사람이 하는 일에 같이 동참해야 안심이 되는 일본인의 심리와도 관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각종 매체에서 '돈 버는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투자 붐을 일으키는 현상에 대해서도 "투자로 성공하는 사람도 있지만 실패해 고통을 받는 사람도 많다는 사실을 알려 경계감을 줘야 한다"며 "투자자들이 현명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쿠다 회장은 또 최근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건설업계의 부정 시공 사건과 관련,"돈을 벌 수 있다면 뭐든지 해도 좋다는 윤리관을 가진 경영자들이 나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우려감을 표명했다. 이날 게이단렌은 내년도 봄철 노사협상에서 경영자측 지침이 되는 '경영 노동정책 위원회 보고서'도 승인했다. 보고서는 "기업의 경쟁력을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근로자들의 일할 의욕을 높이는 방향으로 임금 상승 등 노동 조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