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 엑스포센터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의료전시회인 '모스크바 의료용품 박람회' 마지막날인 2일 폐막 1시간을 앞둔 오후 3시께 러시아의 한 중년 여성 바이어가 직원 2명을 데리고 급하게 '서울관'을 찾았다.


서울관은 서울·수도권에 소재한 은성글로벌 엠코테크 지메디 등 8개 중견 의료용품 업체가 서울산업통상진흥원 지원아래 공동으로 꾸민 전시관.이 중 저주파 자극기 등을 생산하는 부흥메디컬 부스를 방문한 이 바이어는 150만달러 규모의 러시아지역 독점 공급계약을 맺자며 자리를 뜨지 않았다.



[ 사진 : 서울관을 찾은 현지 바이어들이 제품을 살펴보며 상담을 벌이고 있다. ]


러시아에서 700여개의 미용실 체인을 소유하고 있는 'ANO센터 아이호' 대표인 이 바이어는 독점판매권을 줄 수 없다는 한국 업체의 방침에 따라 공급물량 등 세부 내용은 추후에 협상키로 한다는 내용의 의향서만을 들고 돌아가야 했다.


러시아에서 한국산 의료기기의 인기가 날로 높아가고 있다.


GE 지멘스 필립스 코닥 타이코 등 800여개의 다국적 의료기기 전문업체와 대형 딜러들이 참가한 이번 제15회 모스크바박람회에서 현지 바이어들의 관심은 한국 업체에 집중됐다.


실제 5일간의 박람회 기간 중 서울관에는 5000여명의 바이어가 방문,공급협상을 벌이며 제품정보도 얻어갔다.


이온수기를 출품한 엠코테크는 현장에서 1만대의 공급 계약을 맺은 것은 물론 박람회장에서만 300여대를 판매했다.


레이저 비염치료기 등을 출품한 에스엠은 행사 첫날부터 바이어들이 몰리면서 1000장의 제품 안내서가 순식간에 동이 났다.


지난 8월 미국 전시회에서 200만달러의 수출계약을 맺은 은성글로벌도 폴란드 업체로부터 '바디 슬리머' 등 미용 의료기기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 주문을 받기도 했다.


이 결과 박람회 현장에서 정식 계약이 체결된 수출금액만 300만달러에 달했다.


이기세 은성글로벌 사장은 "국내 대기업의 선전으로 한국 브랜드에 대한 국제적 인식이 크게 좋아지고 있다"며 "특히 한류 열풍 등과 맞물려 미용기기에 대한 인기는 예상 외로 높다"고 말했다.


모스크바=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