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아줄기세포 진위 논란과 관련해 PD수첩과 황우석 교수팀간의 공방의 핵심쟁점은 크게 두가지로 모아진다. 검증을 위해 황 교수팀으로부터 건네받은 배아줄기세포주 5개(2,3,4,10,11번) 등 15개의 시료를 대상으로 DNA검사를 실시한 결과, 2번 줄기세포에서 '불일치' 결과가 나왔으며, 이 검사결과가 100% 확실한 것은 아닌 만큼 계약서 대로 재검사를 하자는 게 PD수첩의 주장이다. 이에 맞서 황 교수팀은 검사기관과 검사과정에 따라 검사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DNA검사를 믿을 수 없다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게 이번 파문의 핵심 줄기라 할 수 있다. 여기에 PD수첩이 확보했다는 미국 피츠버그대의 K연구원의 '중대 발언'을 둘러싸고 '있었다-없었다'며 양측이 공방을 벌이는 부분도 또다른 핵심 쟁점이다. 이 과정에서 PD수첩이 협박성 취재를 한 지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할 대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나머지는 사실 이 대결구조에서 뻗어나온 곁가지에 불과할 뿐이다. 이 두가지 쟁점 중에서 전자는 황 교수팀에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으며, 후자는 PD수첩의 취재 순수성을 의심하게 할 정도로 PD수첩을 궁지로 몰아넣을 것으로 보인다. ◇DNA검사 '불일치' 결과 공방 = PD수첩은 황 교수팀이 준 배아줄기세포를 가지고 유전자검사 업체 아이디진 등에 분석을 맡긴 결과, 첫 번째 검사에서 15개 검체중에서 1개 검체, 그것도 문제의 2번 줄기세포에서 의미있는 DNA지문이 나왔으며, 이를 국내 법의학 전문가들을 통해 2005년 5월 사이언스 연구논문의 환자 체세포 DNA와 비교해 보니,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래서 보다 확실한 검증을 위해 애초 황 교수팀이 약속한 대로 2차 검증을 해보자고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황 교수팀은 신뢰할 수 없는 검사결과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사이언스의 검증을 거친 연구결과를 가지고 다시 검증하겠다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양측은 검사결과는 물론, 검사과정의 투명성 등을 두고 한치의 양보 없는 설전을 벌이고 있다. PD수첩이 세차례 검사에 사용한 총 45개의 검체에서 단지 1개 검체에서만 판독가능한 DNA데이터 수치가 나온 것을 두고서도 양측은 대립하고 있다. PD수첩은 황 교수팀이 처음부터 DNA를 추출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시료를 제공하지 않아 세차례의 검사에서 대부분의 검체에서 유의미한 DNA지문이 나오지 않았다고 황 교수팀에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황 교수팀은 시료를 배양접시 통째로 전달했으며, 그 운반과정에서 양측에서 지정한 분자생물학 전문가와 줄기세포 전문가가 지켜보는 앞에서 공정한 절차에 따라 분할해 4개의 세트로 만들어 놓고 지금에 와서 DNA수치가 나오지 않은 책임을 황 교수팀에 돌리는데 대해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다. 특히 똑같은 검체를 가지고 실시한 세차례 검사에서 한차례 검사에서만 유의미한 DNA지문이 나오고 나머지 두번의 검사에서는 아예 DNA데이터 수치가 나오지 않은 것은 검사에 뭔가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냐며 검사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한다. 황 교수팀은 검사의 신뢰성이 극도로 떨어지는 이런 DNA검사를 다시 실시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결코 재검사는 없다고 못박았다. 하지만 PD수첩이 공개한 취재일지에 따르면 황 교수팀은 황 교수팀의 요구로 '검증결과가 논문과 동일하면 방송을 하지 않고, 논문과 다르게 나오면 1주일 이내에 2차 검증을 마무리한다'고 계약서를 쓴 것으로 나타나, 왜 지금에 와서 2차 검사를 거부하는지는 의문이다. 이 부분은 황 교수팀에 대단히 불리한 대목으로 황 교수팀 스스로 명쾌하게 해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대 발언', '협박' 있었나 없었나 = PD수첩이 황 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에 의혹을 갖고 취재에 나서게 된 결정적인 `단서'가 된 것으로 알려진 '중대 발언' 부분도 여전히 속시원히 밝혀지지 않는 의문중 하나다. PD수첩은 미국 피츠버그대에 있는 황 교수팀의 K연구원으로부터 황 교수 배아줄기세포에 대한 중대한 증언을 들었다고 말을 흘리고 있지만, 정작 핵심 당사자는 YTN과의 인터뷰에서 "중대 증언한 적이 없다"며 전면 부인하고 있다. K연구원은 PD수첩이 처음에는 생명공학 다큐멘터리를 제작한다며 접근했다가 나중에 "황우석 교수와 강성근 교수를 조용히 끌어 앉히려는 목적을 가지고 왔다. 논문이 취소되고 황 교수는 검찰에 구속될 것이다"는 말까지 했다고 폭로했다. 그야말로 탐사보도 취재윤리 논란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중대 증언'이라 할 수 있다. PD수첩은 같은 대학에 있던 P연구원도 만나 "황 교수와 강 교수를 죽이러 여기왔다. 그 목적만 달성되면 되지 다른 사람은 다치게 하고 싶지 않다"며 계속 회유를 시도했다고 당사자가 밝힘으로써, 이번 파문에서 '몰래 카메라'를 사용(연구원 주장)한 것과 함께 상당히 곤혹스런 처지에 놓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PD수첩은 협박은 없었다고 반박한다. PD수첩은 공식적인 입장은 6일 밤 방송 프로그램으로 말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s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