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재정을 조기에 집행하기 위해 예산안에 잡아 놓은 '일시차입금 이자상환액'이 정치권의 반발에 부딪혀 상당폭 삭감될 전망이다. 30일 재정경제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재정경제위원회 예산결산심사소위는 일시차입금 이자상환액 1518억원 중 518억원을 삭감했다.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에는 올 4분기에 정산해야 하는 172억원도 포함돼 있어 내년 예산 가운데 절반가량이 깎여 나간 셈이다. 그러나 이렇게 줄어든 일시차입금 이자상환액 예산마저도 재경위 전체회의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예결심사소위로 다시 넘겨졌다. 윤건영 한나라당 의원은 "재정 조기집행은 하반기에는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기초하는 것인데 수년간 이런 전제가 충족되지 않았다"며 "비현실적인 경기전망에 기초해 해마다 재정을 조기집행하고 나중에 추경을 편성하는 폐습을 그만둘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박종근 한나라당 의원도 "재정 조기집행을 위한 일시차입금 이자상환액을 본예산에 미리 책정해 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