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와 허리케인의 충격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비교적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3분기 중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4.3%에 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0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 10월 상무부가 예비 집계한 추정치(3.8%)는 물론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 4.0%(블룸버그 집계)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지난해 1분기 4.3%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또 지난 2분기 성장률 3.3%와 비교할 때 1%포인트나 높아졌다. 이로써 미국 경제는 10분기 연속 3%가 넘는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추세는 지난 86년 3월까지 13분기 연속 3%를 넘는 성장세를 이어간 이후로는 가장 긴 기록이다. 3분기 성장률이 이처럼 높게 나온 것은 두 분기 연속 공장 재고가 줄어 생산이 활기를 띤 데다 소비지출과 건설 및 설비투자가 정부의 예상을 뛰어넘는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상무부는 해석했다. 소비지출은 당초 3.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으나 4.2% 늘어난 것으로 상향 조정됐다. 기업투자는 8.8% 증가,성장률에 0.9%포인트 기여했다. 장비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가 10.8% 늘어 예비치 당시의 8.9%에 비해 대폭 상향 수정됐다. 비주거용 건물에 대한 투자는 1.4% 감소에서 2.7% 증가로 상향 수정됐고,주거용 투자도 당초 4.8% 증가에서 8.4%로 대폭 높아졌다. 리먼브러더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에단 해리스는 "미국 경제의 강력한 성장 추세가 허리케인의 충격을 최소화했다"며 "4분기에도 급격한 경기 둔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