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올해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렸던 반도체 산업은 내년에도 상승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 등이 D램과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부문별로 보면 D램은 내년 마이크로소프트(MS)의 새 윈도 버전인 '윈도 비스타' 출시로 수요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MS의 X박스360 등 고성능 게임기 시장의 확대도 D램 수요를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는 낸드플래시도 급속한 성장이 기대된다. 낸드플래시 시장은 올해 무려 40%대나 늘어난 데 이어 내년에도 30%대의 성장이 예상된다. MP3플레이어와 디지털카메라,PSP(휴대용 디지털 단말기) 등의 수요가 꾸준한 데다 용량도 올해 2∼4기가 비트(Gb)에서 내년에는 4∼8Gb 제품으로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내년 LCD 산업에 대한 시장 전망은 엇갈린다. 긍정론자들은 독일월드컵 등에 힘입어 40인치 이상 대형 LCD 패널과 TV 모두 큰 폭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특히 노트북과 모니터 시장을 중심으로 TV 시장에서도 LCD가 대세를 이루면서 내년 3분기까지 수요증가에 따른 공급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 등이 내년 상반기 7세대 라인을 본격 가동하면서 공급 과잉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시장여건이 좋지 않았던 PDP 시장은 내년에는 독일월드컵 등의 특수에다 패널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서면서 수익성을 회복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는 최근 내년 PDP패널 판매량이 올해(700만대)보다 400만대 늘어난 1100만대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자동차=자동차 업계의 내년도 기상도는 '맑음'이다. 내수와 수출 모두 올해보다 좋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내수의 경우 지난 몇년간 지속된 침체 국면이 올해로 마무리되고 내년부터는 시장 규모가 서서히 커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내년 내수시장 규모는 약 125만대로 올해 추정치인 110만대보다 10%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선보인 현대자동차의 싼타페와 기아자동차의 로체,내년 출시될 GM대우의 중형 세단 및 첫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등이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해외시장에선 GM 포드 등 미국업체들의 고전이 이어지면서 국내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내년부터 미국 앨라배마공장이 풀가동에 들어가면서 세계시장 점유율을 한층 끌어올릴 전망이며 GM대우는 GM의 소형차 생산 전진기지로 위상이 높아지면서 수출물량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철강=내년 철강 경기는 그리 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요부진과 공급과잉 현상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한국철강협회는 내년에 국내 철강재 소비가 올해보다 1.0% 늘어난 4738만t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경기에 영향을 받는 형강 철근 등의 수요는 감소하는 반면 중후판은 조선업의 호조로,열연코일과 냉연코일은 자동차 가전산업의 호조로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협회는 예상했다. 국내 시장 교란요인인 저가 중국산 철강재의 내년 수입물량은 0.7% 줄어든 1875만t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 최대 철강업체인 바오산강철이 내년 1분기 판매가격을 최대 23%나 인하,포스코 등 국내 업체도 내년 초 가격을 내릴 공산이 크다. ○조선=내년 조선 경기는 철강에 비해서는 밝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 건조선가가 꼭지를 찍었다는 우려가 없지 않으나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컨테이너선,유조선,원유시추선 등의 발주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조선업계는 중동의 카타르 등이 LNG선을 대량으로 발주하고 있고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유조선과 원유시추선 등의 물량도 안정적으로 발주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NG선과 원유시추선은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박인 데다 원유시추선의 경우 전세계적인 노후화로 인해 신규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업체들은 저가 수주한 물량을 털어내고 선가가 오른 물량을 내년부터 본격 건조해 실적은 크게 호전될 전망이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