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고용사정 등이 악화되면서 노후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30,40대 가장(家長) 10명 가운데 7명은 이미 노후준비에 나섰으며 20대도 절반 이상은 벌써부터 퇴직 이후를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05년 사회통계조사'에 따르면 전국 3만3000가구의 만 15세 이상 가구주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현재 노후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대답한 사람은 전체의 63.5%에 달했다.


이는 7년 전인 1998년(53.3%)에 비해서는 10.2%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외환위기를 지나면서 노후에 대한 불안감이 크게 증폭된 셈이다.


연령별로는 '사오정(45세가 정년)'을 걱정하는 40대의 노후준비 비율이 69.4%로 가장 높았다.


1998년(58.4%)에 비해 11.0%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삼팔선(38세 퇴직)'에 해당하는 30대도 전체 조사대상의 69.1%가 노후준비를 하고 있다고 대답해 7년 전(59.6%)보다 미래를 불안하게 보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청년실업에 시달리고 있는 20대 역시 절반을 넘는 51.3%가 나이 들어 먹고 살 것을 미리 준비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1998년(37.8%)과 비교했을 때 모든 연령층 가운데 증가폭(13.5%포인트)이 가장 컸다.


50대의 노후준비율도 같은 기간 57.9%에서 68.9%로 11.0%포인트 높아졌다.


노후준비를 하고 있지 않는 가구 중에서도 38.4%는 '앞으로 준비할 계획'이라고 답했고 33.8%는 '경제적 여건만 되면 준비하겠다'는 의견을 냈다.


'아직 생각하고 있지 않다'(17.5%)거나 '자녀에게 의탁하겠다'(10.2%)는 가구주는 각각 10%대에 불과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용불안과 평균수명 증가 등이 겹치면서 노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일찍부터 허리띠를 졸라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최근 들어 내수가 예상보다 더디게 살아나는 것도 이런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고 설명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